‘간신’, ‘강부자 조각의 책임자’, ‘전리품 독식에만 신경 쓴 사람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국정파탄의 ‘주범’으로 지목한 “청와대의 세 명과 국회의원 한 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의원이 ‘민비(명성황후) 같은 존재’, ‘대통령이 욕심 없는 줄로 안 사람’이라고 칭한 에이(A) 수석으로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회자된다.
그는 이 대통령의 두뇌집단인 국제정책연구원(GSI) 원장 출신으로 대통령의 연설문을 도맡아 쓸 정도로 이 대통령과 철학이 맞는 인물이다. 대선 직후엔 첫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사에도 관여했다. 하지만 청와대 컨트롤 타워 구실을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청와대 안팎에선 “청와대와 당, 정부의 조율 책임자 구실은 하지 않고 기껏 청와대 군기반장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부에선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 휘둘린다”, “이상득 의원에게 딱 붙어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의 다른 두 명으로는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과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이 거론된다. 특히 박 비서관은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서울시 정무보좌역을 지내는 등 이 대통령 형제를 15년간 보좌하고 있다. 인수위 시절엔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으로 내각과 청와대 인선을 총괄했다. 스스로도 “5천여명의 인사파일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기획조정비서관실이 청와대 내부 감찰 기능까지 맡으며 청와대 안에선 “인사와 내부감찰이란 실권을 양손에 쥐고 전횡을 휘두른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에선 그가 대통령의 뜻을 빙자해 공천에도 관여했다는 비난이 있다. 정 의원과는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만났으나 인수위 과정에서 인사권을 놓고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상득 의원은 지난 공천과정에서 정 의원이 중심이 된 의원 55명이 불출마를 요구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사건 직후 정 의원과는 급속히 사이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전력 탓에 ‘왜 내가 추천한 사람은 안쓰고 빨갱이만 데려다 쓰느냐’란 말은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게 일반적인 평이다. 이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누구든지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다. 그분 입장에서 보면 일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원이 “오빠 나 이번에 안 시켜주면 울어버릴 거야~ 잉. 알았지~잉’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한 고위직 인사는 지난달 초 부동산 투기의혹으로 사퇴한 박미석 전 사회정책수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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