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재협상·인적쇄신’ 직설적 요구
국회에 갓 입성한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활발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의원총회마다 발언자로 나서 청와대에 쇠고기 전면 재협상과 인적 쇄신 등을 직설적 화법으로 요구했다. 지난 2일, 쇠고기 장관 고시 연기를 이끌어 낸 데도 이들이 한몫을 했다.
한국노총 출신인 김성태 의원은 9일 한나라당 의총에서 “과거 구제금융 당시 정부가 전 정부 탓만 했다면 과연 국민들이 장롱의 돌반지까지 꺼내 위기 극복에 동참했겠느냐”고 이명박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를 정면 비판하며 쇠고기 재협상 촉구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의총과 각종 인터뷰 등에서 “정부가 지난 100일간 친기업 정책만 남발했다”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황영철 의원도 “정부가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국민 의사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는 것인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선 진실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눈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인적쇄신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용태 의원은 9일 의총에서 “강도 높은 수습책을 내놔야지 찔끔찔끔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요구했다. 김효재 의원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이 사회에 등용해야 한다”며 탕평인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초선의원들의 이런 목소리는 무력한 모습을 보여온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한 최고위원 출마자는 “초선들이 활발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매우 생산적인 현상”이라며 “대통령과 정부가 자신들의 뜻과 어긋나는 목소리라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는 “계속 당내 언로를 터둘 것”이라면서도 “당론이 결정된 뒤 다른 말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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