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성 부족” “당원경력 짧아”
25일 열린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첫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는 일찌감치 대결구도를 만들어 온 박희태·정몽준 두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질문이 터져나왔다.
박 후보에게는 참신성 부족, 정 후보에게는 짧은 당원 경력이 아픈 대목이었다. 박 후보는 “관리형 대표라는 말이 나오는 분이 어떻게 당에 쇄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겠느냐”는 허태열 후보의 물음에 “고분고분한 여당이 아닌 꼿꼿한 여당을 만들겠다. 진정한 충고를 하려면 대통령과 좀 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방어했다.
김성조·허태열 후보는 정몽준 후보에게 “정 후보 탓에 2002년 집권에 어려움이 있었고, 입당 경력도 7개월밖에 안 돼 (대표로 뽑기엔) 당원들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정 후보는 “2002년 당시 이회창 후보가 국민의 변화 욕망을 충족시키는 후보였는지 모르겠다”며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나라가 어려운데 열중쉬어 하고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내각 교체 폭을 두고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정몽준·진영 후보는 “여야의 구분을 넘어 두루 인재를 등용하는 거국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친이명박 계인 박희태·공성진 후보는 “국정 공백과 안정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허태열 의원은 “촛불이 수그러든다고 총리를 뺀 중폭 개각으론 민심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며 대폭 개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의제를 빼면 토론회는 후보간의 별다른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채 끝났다. 7명의 후보는 △단계적 공기업 민영화 추진 △일괄적인 친박 복당 △보수대연합 반대 등을 대동소이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토론회를 지켜본 한 당 관계자는 “공방할 의제가 안 보인다. 국민들의 관심이 없을 만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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