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득 의원
21일 국회 본회의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형님인 이상득 의원이 지른 고성으로 한때 술렁였다. 지역구인 포항의 ‘부품소재 일본기업 전용공단’ 조성 문제가 발단이 됐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일본 부품소재 공단 유치 장소가 포항으로 결정된 것 아니냐”며 “이는 (지난 1월) 이 의원이 일본 특사로 가서 결정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최 의원은 “포항은 애초 철강이 주력이었는데 이번에 부품 소재가 주력으로 바뀌게 됐다”며 “일본과의 경제적 고려가 일을 그르쳤을 수도 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했는데 경제문제 때문에 영토주권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답변에 나선 한승수 총리는 “포항으로 결정된 것은 맞지만 부품소재 전용 공단 유치는 무역적자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고 영토주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의 답변이 나오기 무섭게 본회의장 뒤편에 앉아 있던 이상득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는 “포항 아니야!”라고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도 최 의원을 향해 “말이 되느냐”, “내려오라”고 가세했다. 이 의원의 돌출행동에 본회의장은 크게 술렁였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형님 실세’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이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만사형통’을 과시하려는 것인가. 자중을 당부한다”고 비판했다. 한 한나라당 의원도 “어리둥절했다. 부적절한 행동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포항과 구미가 경쟁하고 있고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인데, 최 의원이 포항으로 몰아 갔기 때문”이라고 이 의원의 ‘돌출 행동’을 설명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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