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중재로 상임위원회 구성” 압박
민주 “국회법에도 없는 독재 발상” 반발
민주 “국회법에도 없는 독재 발상” 반발
한나라당이 29일 이달 말까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 되지 않으면 늦어도 8월 초에는 단독으로라도 원 구성을 하겠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이런 움직임을 ‘거대 여당의 횡포’로 규정하며 반발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임위 구성이 늦어져 추가경정예산과 민생법안 처리가 미뤄지고 있고 감사원장과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일정도 정해지지 않고 있다”고 민주당을 원망했다. 그는 “31일까지 원구성 협상을 해보고 원활하지 않으면 국회법 48조에 따라 국회의장 중재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상임위원장 역시 무기명 비밀투표로 뽑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과 관련한 국회의장의 조정권 발동도 요청해놓은 상태다.
윤상현 대변인도 “조속히 원을 구성해 민생 법안을 처리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기로 했다”며 “늦어도 8월 초까지는 원 구성을 해서 행동으로 국회를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국회법 48조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국회의장에게 상임위원 선임 권한을 주고 있지만 정부조직이 개편됨에 따라 18대 전반기 국회에선 상임위원회 조직을 먼저 구성해야 해 사실상 의장의 상임위원 선임 권한이 없다. 교섭단체대표의 협의를 거쳐 상임위 조직을 개편한 뒤에야 상임위원장을 선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의 조정권은 국회법에 없다.
한나라당의 이런 움직임은 국회 파행 책임이 결국 여당에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야당을 압박하려는 과장된 몸짓으로 보인다. 김정권 원내부대표는 “(이달 말이란) 기한이 넘어가도 민주당과 만나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단독 원구성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내비쳤다.
민주당은 다수당의 횡포라며 반발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 파행의 책임을 전가하고 다수의 횡포로 의회독재를 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국회의장 조정권’은 국회법상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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