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오른쪽)이 6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 국정감사에서 눈 언저리를 비비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18대 국회 첫 국감]
교과부, 검정의견서 권영진 의원에 제공…학계 “검정체제 뒤흔든 처사”
교과부, 검정의견서 권영진 의원에 제공…학계 “검정체제 뒤흔든 처사”
6일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002년 교과서 검정위원들이 고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밝힌 검정의견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역사학계는 “비공개가 원칙인 검정위원들의 판단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은 검정체제 자체를 뒤흔드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좌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금성출판사의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의 경우 검정항목 가운데 ‘내용의 오류나 편향적인 이론·시각·표현 등을 담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평가에서 검정위원 10명 중 7명이 가장 낮은 시(C)등급을 줬다”며 “이는 내용이 편향돼 있어 교과서로 쓰면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교과부는 검정제도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검정의견서 등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검정위원들에게는 “검정위원이라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쓰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원칙을 깨고 검정의견서를 국회에 넘겨 내용 중 일부가 처음으로 공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보 연세대 교수(사학)는 “출판사의 로비나 시각을 달리하는 단체 등의 외압에서 벗어나 공정하게 검정업무를 하기 위해 검정과정의 비공개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검정의견 공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검정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역사학자도 “언젠가 내가 평가했던 의견서가 공개될 수도 있는데, 누가 소신을 갖고 검정위원을 하겠느냐”며 “검정위원의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검정제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권 의원의 주장 자체도 ‘정치공세’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성출판사의 교과서는 검정 당시 25개 가운데 한 항목에서 C등급을 받았지만, 지적받은 항목에 대한 수정을 거쳐 전체적으로 교과서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또 금성출판사는 1차 검정에서 통과했지만, 6종의 근·현대사 교과서 가운데 2종은 1차 검정에서 C등급을 4~5개나 받은 뒤 대대적인 수정을 통해 재검정에서 통과됐다. 주진오 상명대 교수(사학)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교과서로 적합하냐 여부”라며 “1차 검정 평가에서 한 항목이 C등급이라고 해서 교과서로 부적합하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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