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핥기·면책용 전락”…상시국감·상임위 대체 주장
국정감사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국정감사 무용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12일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 ‘국회의원 발언대’에 글을 올려 “연중 상시 국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상임위 안에 기관별, 사안별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기국회 기간에 일정한 날짜를 정해 몰아치기로 진행하는 현재의 국정감사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자는 의견이다.
이 의원은 “국정감사가 행정부 면죄부를 주는 통과의례같다”며 “국정실패, 예산낭비, 부정부패, 권력남용, 무능태만을 수박 겉핥기식 질의응답을 통해 없었던 일로 면책시킨다”고 주장했다. 의원 1인당 돌아가는 기본 질의 시간이 5~7분, 보충 질의는 3~5분씩에 불과한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의원은 “개그맨 노홍철이나 이성미의 따발총 솜씨가 없으면 낭패”라고 비꼬았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현재의 국정감사 제도를 ‘연중 상시국감’이나 통상적인 상임위원회 활동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났을 때, 사견임을 전제로, “국회 청문회법을 별도로 만들어 상임위원회에서 활용하면 굳이 국정감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특별한 현안이 발생하면 국정조사를 하면 된다”고 했다.
국정감사 무용론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도 동조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17대 국회에서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런 의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83석에 불과한 야당으로 전락한 마당에, ‘매스컴’을 탈 기회인 국정감사를 없애자고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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