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하 한나라당 제2 정책조정위원장은 1일 “국회가 4월 한-미 정상회담 전인 2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위원장의 주장은 당 안에서조차 국제정세와 동떨어진 것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황 위원장은 1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4월2일 런던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통령이 용기를 갖고 한-미 에프티에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미 에프티에이는 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선택인 만큼 우선 2월 임시국회에서 필수적으로 비준을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은 “미국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주도한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2월 보고서는 ‘한-미 에프티에이가 양국의 경제이익과 동맹에 도움이 된다’고 적고 있으며 데이비드 럭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도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재협상이 필요 없는 매우 공정한 협정’이라며 한·미 양국에 한-미 에프티에이의 조기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한나라당 지도부의 원내 대책과는 동떨어져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장 비준안은 2월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만 통과시켜두고 4월쯤에 본회의 처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한나라당 외통위원은 “우리가 먼저 국회에서 비준동의안을 처리한 뒤 이를 미국 압박용으로 쓰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류 역시 황 위원장이 전한 것과는 다르다. 그가 언급한 신미국안보센터 보고서는 한-미 군사동맹의 확대를 주제로 한 것으로서 한-미 에프티에이에 관해 서문에서 짧게 언급됐을 뿐이다.
성연철 기자,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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