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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풍 불까…박빙의 경주

등록 2009-04-22 21:11수정 2009-04-23 00:02

경주 지역의 4·29 재선거에 출마한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운동원들이 22일 오전 경북 경주시 안강읍 안강시장에서 홍보 차량을 나란히 세운 채 각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주/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경주 지역의 4·29 재선거에 출마한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오른쪽)와 무소속 정수성 후보의 운동원들이 22일 오전 경북 경주시 안강읍 안강시장에서 홍보 차량을 나란히 세운 채 각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경주/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4·29 재보선]
“박근혜쪽 밀어야”-“MB측근 찍어야”
‘후보’ 자체보다 ‘후광’에 쏠린 표심
경주에선 ‘그림자 선거’가 한창이다. 국회의원 재선거를 여드레 앞둔 21일. 서라벌의 어느 주요 후보도 유권자 앞에 오롯이 홀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모두 누군가에게 기대고 있었다.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는 경주역 오른편 선거사무소 걸개그림 안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번쩍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친이계로 알려진 그의 누리집(홈페이지)엔 친이-친박 갈등이 격하지 않았던 2년 반 전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 연설 동영상도 걸려 있다. 친박을 내세운 정수성 무소속 후보는 박 전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에 “우리는 경주 발전의 동반자”라고 쓴 펼침막을 걸어놨다. 누리집엔 보문단지 개발을 지시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영상이 있다. 40년을 거슬러 올라간 화면이다. 군소 후보인 이채관 자유선진당 후보는 ‘관창’(이채관+이회창)을 표방했고,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된 김일윤 전 의원의 부인 이순자 무소속 후보는 ‘남편 명예회복’을 읍소했다.

시민들은 선거에 관심은 높았다. 그러나 그들도 후보 개인보다는 ‘후광’에 더 주목했다. 정종복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후보 너머 정권 실세들을 바라봤다. “이명박 대통령 측근이 가면 그래도 경주를 마이 도와주지 않겠능교. 그래야 엠비(MB)도 정치를 제대로 하지.”(58·여·보험설계사) 정수성 후보 지지자들은 박정희, 박근혜를 통해 그를 봤다. “박근혜씨가 봄에 박씨 종친회 지사(제사) 지내러 해마다 여 온다 아입니까. 박 대통령도 석굴암에서 대통령 당선 소식 들었잖소?”(60대 남성· 서부동)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자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정수성 후보를 겨냥해선 “평생 군 생활만 한 사람이 뭘 알겠소?”(50대 회사원 백아무개씨)라는 비판이, 정종복 후보에 대해선 “정종복씨는 인심 마이 잃었다 아인교. 떡 묵고 나디 내 몰라라 카데”(서부동의 60대 남성)라는 평가를 내린다.


경주 재선거 출마 후보
경주 재선거 출마 후보
선거판은 일찌감치 상대적으로 큰 후광을 업은 정종복, 정수성 두 후보의 팽팽한 대결로 압축됐다. 지난 1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선 정수성 33.3% 대 정종복 33.1%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접전인 탓에 두 선거 캠프는 초조, 긴장감이 역력했다. 정종복 후보는 “이번 선거는 친이-친박의 싸움이 아니라 한나라당 대 무소속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좀체 깨지지 않는 친박근혜 정서란 벽이 답답해 보이는 듯했다. 정종복 후보 쪽은 “앞으로 경주 발전이란 주제로 정책 선거로 초점을 맞춰 가겠다”며 “경주 발전의 적임자가 정 후보임을 강조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수성 후보 쪽은 “어제오늘 정종복 후보 쪽으로 무지하게 관광버스가 들어온다”고 했다. 막판으로 갈수록 여당의 조직력이 녹록잖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한 참모는 “‘정종복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불합격 판정을 내렸는데 한나라당이 재구매를 요구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경주시민의 자존심에 호소하겠다”며 “박 전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전략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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