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친박 비협조론’ 작심한듯 반박
“귀국뒤 행보에 큰 변화 없을것” 관측
“귀국뒤 행보에 큰 변화 없을것” 관측
“소위 친박이란 분들이 당이 하는 일에 발목 잡은 게 뭐가 있느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0일 당내 친박 비협조론을 작심한 듯 반박했다. 그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식당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친박 때문에 당이 잘 안된다, 친박 때문에 선거에서 졌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이는 전제가 잘못된 것으로 말이 되는 걸 갖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론에 관해서도 “이미 입장을 밝혔고 덧붙일 게 없다”고 출마 반대에 쐐기를 박았다. 당 쇄신론에 관해선 “내용을 보니 당헌 당규에 맞는 투명한 공천 시스템, 상임위 중심의 의정활동, 원내정당화 등이 나와 있던데 제가 대표 때 다 실천했던 일”이라며 “새삼스레 이게 쇄신책이라고 나왔다는 것은 한마디로 이런 것이 잘 안 지켜지고 있다는 얘기”라며 당 운영의 주축인 친이계를 비판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김무성 원내대표론 무산 뒤 친이계 중심으로 일 수 있는 친박 비협조론의 싹을 미리 잘라두겠다는 것 같다. 한 부산지역 친박 의원은 “친이들이 이제껏 독식해 당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본질적 책임을 김무성 원내대표론을 거부했다며 어물쩍 친박 진영에 넘기지 말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또 향후 당무나 국정운영 등에 별로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한 참모는 “박 전 대표의 말은 결국 자신을 포함한 친박 의원들은 조용히 있고 싶으니 놔두라는 뜻”이라며 “향후 조기 전당대회가 열려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귀국 뒤 박 전 대표의 행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향후 계획에 관해 “이제까지 해온 대로 하고 덧붙일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박희태 대표의 만남 제의에 대해 “만나겠다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태도 변화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박 전 대표가 화가 난 것은 진정성 없는 김무성 원내대표론에 한정된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 전반부인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 전까지는 ‘침묵=협조’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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