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황우여 의원(왼쪽)과 최경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또 불거진 형님 배후론
“나는 엄정중립”에도
쇄신 칼날 피하기 의혹
“나는 엄정중립”에도
쇄신 칼날 피하기 의혹
한나라 원내대표 경선 ‘황우여-최경환 조’ 출마 파장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최경환 의원의 정책위의장 출마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안상수, 정의화 두 원내대표 후보부터 공공연히 이런 주장을 펴고 있다. 논거는 두 가지다. 첫째, 3개월이 넘게 자신들의 설득을 거절한 최 의원이 뒤늦게 황우여 후보와 손잡은 것은 ‘형님’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둘째, ‘중립 황우여-친박 최경환 조합’은 이 의원이 계파 탕평 수단으로 추진했던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의 변형이라는 것이다.
일본을 방문중인 이 의원은 18일 측근을 통해 “출국 전에 황우여, 최경환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와, 출마 여부는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나는 엄정 중립”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당내 원로 개입 주장도 나오는데 그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이 의원의 결백을 거들었다.
물론 누구도 이 의원 개입의 물증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 의원이 좌장 없는 친이계를 대신해 막후 실세 구실을 해왔기 때문이다. 한 친이계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은 ‘나는 인사와 당무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누구를 청와대에 보내기 위해 얼마나 애쓴 줄 아느냐’는 식으로 모순된 말을 자주 한다”며 “의원들은 그런 이 의원을 막후 실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 인선, 내각 및 청와대 인사, 그리고 4·29 재보선 당시 경주 공천 등에 이 의원의 힘이 작용했다는 것은 여권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친이계 또다른 한 핵심 의원은 “재보선 책임론에 불안을 느낀 이 부의장이 최근 당 쇄신특위 활동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도 “이상득 의원이 ‘최경환 카드’로 화합 분위기를 만들어 자신을 향한 쇄신의 칼날을 피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신승근 성연철 기자 skshin@hani.co.kr
이상한 박근혜? 김무성 반대-최경환 묵인
친박계도 “원칙 뭐냐”
당·정 비협조 벗기 분석도 ‘김무성은 노, 최경환은 묵인.’ 황우여 의원(원내대표 후보)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최경환 의원은 18일 “박근혜 전 대표가 당헌·당규에 따라 이뤄지는 경선에 특정인의 참여를 하라 말라 할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최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양해 없이 출마했을 것으로 믿는 이들은 없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김 의원은 당헌·당규와 무관하게 윗선에서 정해 낙점하려는 것이었던 데 반해 최 의원은 기존 경선 제도의 틀에 따라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서는 것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무성 원내대표론을 거부한 박 전 대표가 ‘당-정 비협조’란 당 안팎의 비판을 비껴가려 최 의원의 출마를 용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친박 재선 의원은 “김무성 카드를 반대한 데 이어 중립 성향의 원내대표와 짝을 이룬 최 의원의 정책위의장 후보 출마까지 막는다면 박 전 대표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안상수, 정의화 의원 등 친이 의원 일색으로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지면 선거 뒤 친박 소외 문제 등으로 양 계파간 갈등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박 전 대표도 이런 상황은 피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로선 야당과의 협상 책임을 전적으로 안아야 하는 원내대표 자리보다는, 그보다는 책임이 덜한 정책위의장을 친박 의원이 맡는 게 위험 부담이 덜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친박 진영 안에서도 박 전 대표의 태도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친박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원칙이 어떤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내놓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이게 박 전 대표의 원칙인지에 대해 의아해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이상득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상한 박근혜? 김무성 반대-최경환 묵인
친박계도 “원칙 뭐냐”
당·정 비협조 벗기 분석도 ‘김무성은 노, 최경환은 묵인.’ 황우여 의원(원내대표 후보)과 짝을 이뤄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최경환 의원은 18일 “박근혜 전 대표가 당헌·당규에 따라 이뤄지는 경선에 특정인의 참여를 하라 말라 할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최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양해 없이 출마했을 것으로 믿는 이들은 없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김 의원은 당헌·당규와 무관하게 윗선에서 정해 낙점하려는 것이었던 데 반해 최 의원은 기존 경선 제도의 틀에 따라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서는 것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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