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친박 최경환, ‘박심’ 팔고도 ‘친이’ 못이겨
친박 일부 이탈…소수 비주류 현실 확인
친박 일부 이탈…소수 비주류 현실 확인
“새롭게 원내대표와 정책위 위장이 되신 분께 축하드려요.” 21일 원내대표 선거 결과를 보고 자리를 뜨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표정은 싸늘히 굳어 있었다. 박 전 대표가 당내 위상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 최경환 의원이 황우여 원내대표 후보와 짝을 이뤄 정책위원회 의장에 출마하는 것을 묵인했다. 이런 박 전 대표의 태도에 당내 50명가량인 친박 의원들은 상당수 황우여-최경환 짝에게 몰표를 주지 않겠느냐는 예측이 나왔다. 하지만 1차 투표 결과 황-최 짝이 전체 투표수 159표 가운데 47표를 얻는 데 그치자 친박 의원들이 크게 술렁였다. 친이계와 중도 초선들 일부가 황-최 짝에 호감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친박 진영의 이탈표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차 결선투표에서도 황-최 짝은 안상수-김성조 짝에게 33표 뒤지는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한 수도권 재선 친박 의원은 “당내 친박 의원이 55명 정도라고 보면 너무 적게 나왔다. 결국 이 정도가 진성 친박인가 보다”라고 자조했다. 한 수도권 친박 의원은 “좌장이란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매몰차게 막으면서도 최경환 의원의 정책위의장 출마는 용인하는 박 전 대표의 원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투개표 내내 앉아 있었는데도 이 정도 표가 나온 것은 너무했다”, “박 전 대표가 애초 되지 않는 것을 밀어붙였다”는 말도 나왔다. 일부는 “박 전 대표가 적극 나서지는 않지 않았느냐”며 의미를 축소하려 했지만 역시 충격이 작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당 안에선 소수 비주류라는 현실을 확인한 셈이 됐다. 한 부산지역 친박 초선의원은 “비주류의 한계를 절감한 셈이 됐다. 이로 인해 당내 친이-친박 갈등은 다시 시작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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