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친이계 당황…‘권력투쟁’ 번질까 우려
청와대 “합의처리 강조한 것” 확대해석 경계
청와대 “합의처리 강조한 것” 확대해석 경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언론관련법 반대 표결” 발언에 여권이 충격에 빠졌다. 당장 법안 처리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 말고도, 장기적으로 박 전 대표가 ‘반이명박’이라는 정치적 노선을 명확히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친이명박계의 반응은 ‘당황’ 그 자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박 전 대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박 전 대표가 안상수 원내대표 발언에 화가 나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플랜을 갖고 말한 것인지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친이 의원은 “핵폭탄이 터졌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언론관계법을 여야가 최대한 합의 처리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고 노골적이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연관짓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 내 친이-친박의 권력투쟁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친이 직계의 한 초선 의원은 “당에서 쇄신 논쟁이 벌어질 때 이것이 권력투쟁 양상으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이게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의 ‘자제 모드’를 벗어나 사실상 ‘반이명박’을 선언한 것이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당내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른 친이 쪽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언론관련법을 ‘4대강 살리기’처럼 ‘이명박 법안’의 상징으로 이해하고 반대 뜻을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친박 입각’과 ‘충청 총리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이재오 전 의원의 당 복귀론’ 등이 나오면서 박 전 대표가 ‘향후 정치 환경이 만만치 않다’고 느낀 것으로 본다”며 “특히 박 전 대표가 친박 입각론을 ‘친박 쪼개기’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친이 쪽의 전방위적인 적극 행보에 제동을 걸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어떻든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으로 박 전 대표 쪽과 친이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 입각’도 ‘당 화합’이라는 의미를 띤 채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 쪽과 오해가 있는 듯하다”며 “이럴 때일수록 박 전 대표 쪽을 개각 등에서 적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신승근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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