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취침 준비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사업 예산안 저지를 위해 국회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한 이시종(오른쪽), 이윤석 등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밤 예결위원장석 앞에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여야 대치 격화 전망]
“예산안 연내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감수” 밝혀
안상수 “해 넘길순 없다”…민주 예결위 점거
이대통령 귀국뒤 ‘3자 회동’→타협’도 실낱 가능성
“예산안 연내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감수” 밝혀
안상수 “해 넘길순 없다”…민주 예결위 점거
이대통령 귀국뒤 ‘3자 회동’→타협’도 실낱 가능성
김형오 국회의장.
여야 중진 의원 12명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진 회동을 하고 4대강 예산 조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 남경필·김무성·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김부겸·김효석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나라당은 △수자원공사의 4대강 출자금(3조2000억원) 이자지원금 800억원 삭감 △국토해양부의 3조5000억원 하천정비사업 예산 1조2000억원 삭감 등 민주당의 요구는 터무니없다는 태도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주장은 4대강 사업은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수조정위에서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4대강 예산이라도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여당 단독처리 부담이 적지 않은 탓이다. 민주당에선 “4대강 예산은 이명박 정권의 성역인 만큼 청와대의 결단 없이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여·야·청 3자회동 뒤까지는 계수조정 소위를 구성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다. 정세균 대표는 예결위 의장석 점거에 나선 것에 대해 “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제출한 4대강 사업 예산안 저지를 위해 국회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한 이시종(오른쪽), 이윤석 등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밤 예결위원장석 앞에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난해처럼 여당의 예산안 단독처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처럼 여야의 태도가 평행성을 달리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한나라당은 민주당 등의 불참 속에 예산안을 단독처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이강래 원내대표와 오늘 잠시 만났는데 민주당의 취지는 ‘안 되면 밟고 가라’는 것이었다. 이에 맞춰 전략을 짜겠다”며 강행처리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21일부터 예산안 통과 때까지 의원들의 국외출장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겨레>와 만나 “끝까지 설득하되 안 되면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해를 넘길 순 없다”고 말했다. 충돌을 불사하는 예결위와 본회의 단독 강행처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최근 지도부가 국토해양위와 농수산식품위원회 예산 처리과정에서 한나라당에 일방적으로 밀렸다는 당내 비판이 강한 탓에 협상의 목소리는 급속히 잦아든 상태다. 원내지도부는 “지금은 행동할 때로, 생각이 서로 다르더라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달라”고 배수진을 친 상태다. 희박하긴 하지만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귀국 뒤 극적으로 ‘3자회동’이 성사되고 타협이 이뤄진다면 연내 합의처리 가능성도 남아 있긴 하다. 성연철 이정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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