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올안 처리 뜻 확고
야당과 합의처리 회의적…당내 중재안도 일축
야당과 합의처리 회의적…당내 중재안도 일축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성탄절인 25일 성당에 다녀온 뒤 집에서 쉬었다. 휴대폰 너머로 울려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접점이 없다면 다수결과 국회법에 따라 예산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지요.” 내년 예산안 처리에 대해선 ‘단독 처리’라는 외길밖에 없다는 쪽으로 결심이 기운 듯했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와 만나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열의나 기대도 옅어 보였다. 그는 “27일께 각자 준비한 예산안을 들고 원내대표끼리 한번 만나긴 해야겠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 4대강 전체 16개 보 가운데 4개만 설치하자고 하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4대강 사업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야당이 반대한다고 국책사업도 못 하면 왜 집권을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보의 수를 줄이고 준설량을 축소하자는 당내 중진과 소장파의 중재안에 대해서도 “4대강 사업의 본질을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예산안이 해를 넘기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올해 안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일부터 열흘쯤 대구 근처의 한적한 암자에서 보내려고 이미 거처까지 마련해 뒀다. 예산안이 해를 넘겨 준예산으로 갈 경우, 그는 사퇴 압박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총대’를 메고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하면 정치적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여권 안에서 나돈다. 그가 바라는 차기 국회의장 자리가 그것이다. 당 대표 유력설도 있다. 강행 처리가 그에게는 오히려 유혹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