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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밥상 정치’의 정치학

등록 2010-10-01 19:33수정 2010-10-01 22:38

MB와 만남뒤 잦은 식사, 계파 초월 세확대 나서
측근들 “대선 계획대로”, MB와 차별화는 ‘딜레마’
최근 부쩍 잦아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이명박계 의원의 식사 자리를 두고 여러 얘기들이 나온다. 친이계의 적대감 완화, 세력 확대, 이미지 개선 등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1일에도 친이계인 장광근, 박상은 의원과 점심을 먹었다. 지난달 27, 28, 29일에도 연거푸 친이 의원들과 밥을 먹었다. 고승덕, 홍정욱, 김정훈, 권경석, 박준선, 이범래 의원 등 10여명의 의원들을 만났다. 8월23일 강승규, 김영우, 조해진 의원과 식사한 뒤 알려진 것만 5차례다.

박 전 대표의 ‘밥상 정치’는 8월21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만남 뒤 봇물이 터졌다. 영남지역의 한 친박 의원은 “‘다음 대통령이 되게 할 순 없어도 안 되게는 할 수 있는’ 현직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이 계기였다. 이 회동이 여하튼 ‘좋은 분위기’라고 알려지면서 박 전 대표도 홀가분해졌다”고 말했다. 친이계와 각을 세워온 박 전 대표로선 청와대 회동이 터닝 포인트이자 명분이 된 것이다.

박 전 대표에겐 식사자리가 곧 자기 세일즈의 장이다. 한 측근 의원은 “친박만 다져선 절대로 다음번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길 수 없다. 반드시 친이계도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인지 박 전 대표는 식사자리에서 강퍅하다고 알려진 이미지를 지우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장광근 의원과의 식사자리에서 “언제 친이-친박이 있었나요. 언론이 그렇게 구분짓는 거지요”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장 의원 등이 “저희가 먼저 (편하게) 옷을 벗겠습니다”라고 하자 “그런 말은 군인 장성들이 제일 싫어하는 얘기”라며 예의 ‘썰렁’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밥상 정치’가 나름의 ‘대선 일정표’에 따른 것일 수 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이전까지 점심, 저녁으로 교수나 전문가들과 만나왔다. 이젠 상대가 정치인들로 바뀐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과의 정책 공부→정치인과의 만남을 통한 외연 확대→내년 초께 비전 공개란 계획된 수순을 착착 밟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밥상 정치’는 세 확산이라는 친박 쪽의 전략과 박 전 대표에게 접근하려는 친이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한 친박 의원은 “우리로선 이 대통령이 대선주자로서 박 전 대표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리면서 한편으론 박 전 대표 대세론을 확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주군’을 찾아야 하는 친이계 역시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사이의 해빙무드 속에 있는 지금이 눈치보지 않고 박 전 대표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친이계의 한 중진 의원은 “굳이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을 피해야 할 부담이 줄어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겐 친이계를 끌어안으면서도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동시에 꾀해야 하는 딜레마가 여전하다. 밥 한번 먹었다고 친이가 친박으로 변하는 ‘계파세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박 전 대표에게 ‘밥상 정치’는 시작일 뿐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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