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새 9급→4급 등록…한때 조카 3명 보좌진 채용
이재오 특임장관이 조카 3명을 의원 보좌진으로 채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장관은 31일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렸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특임장관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장관이 7촌 조카 3명을 보좌진으로 채용한 뒤 다른 기관으로 옮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근무중인 ㄱ씨는 2003년부터 6년간 이재오 의원실 9급 비서관으로 있다가 청와대 행정관으로 옮기기 직전 17일 동안 4급 보좌관으로 등록했다”며 “30대 초반인 ㅇ씨가 9급 경력으론 청와대 행정관으로 가기 어려우니 4급으로 경력을 세탁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다른 조카 ㄴ씨와 ㄷ씨 역시 각각 보좌진으로 있다가 특임장관실과 청와대 법무비서관실로 자리를 옮겼다”며 “아무리 권력을 잡았다고 해도 국민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ㄱ씨는 애초 채용 당시 9급 자리밖에 안 돼 의원실에 안 오려던 사람을 나중에 4급 자리가 나면 올려주기로 하고 데려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거듭된 추궁에 그는 국감 막판 “틀을 짜 꿰맞추려고 하지 말라. 나도 야당 해봤고 의원을 하며 국감을 4번 해봤다. 말을 그렇게 막 하지 말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에 조 의원이 “여기에는 야당 30년 한 사람들도 있다”고 맞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 장관은 31일 트위터에 “(ㄱ씨는) 조카라고 데려온 게 아니라 작은 봉급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한 것이고, ㄴ씨는 국회의원 때 12년 동안 수행비서를 한 뒤 장관실로 자동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고 평소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더 수양해야겠다”고 썼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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