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털 박힌 사람들은 다 뒷조사를 했다는 것 아니냐.”(한 친박 재선의원)
23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원충연 조사관(당시)의 ‘사찰 수첩’에 이혜훈, 유승민, 서상기 의원 등 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이름이 적힌 것으로 나타나자, 친박계 의원들은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
건강보험 징수공단통합법안 발의와 관련해 수첩에 오른 이혜훈 의원은 <한겨레> 기자와 만나 “건강보험 징수권은 노무현 정부 때 국세청에서 관할하도록 결론이 나 당시 담당인력도 2천명을 늘렸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갑자기 징수권이 건강보험공단으로 넘어가 의원으로 법안을 발의하게 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행정부가 입법부의 권한까지 사찰한다는 것인데 이는 3권분립을 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찰 문제를 투명하고 철저히 밝혀야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향하는 공정사회가 된다”며 “재수사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엉터리로 수사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특검을 하든 재수사를 하든 철저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서상기 의원도 “내 개인 이름이 있고 말고를 떠나 있어선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며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진상을 못 밝힐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사찰 당사자가 아닌 친박계 의원들도 부글부글 끓었다. 구상찬 의원은 “친박 의원들을 사찰한 시점이 지난 2008년인데 이때는 친이-친박 사이가 굉장히 나빴을 때”라며 “거의 모든 친박 의원들을 사실상 집중적으로 사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빨리 의혹을 해소하지 않으면 국정운영에 두고두고 걸림돌이 된다”며 “재수사를 하되 안 되면 특검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본홍 와이티엔 전 사장 낙하산 사태와 관련해 역시 사찰 수첩에 오른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도 “당시 내가 구 전 사장 임명에 반대해 그렇게 (사찰)한 것 같다”며 “검찰이 명백한 범죄행위임에도 재수사를 하지 않고 버티려 한다면 국정조사라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역시 와이티엔 사태와 관련해 이름이 오른 공성진 의원도 “구 전 사장 임명에 말이 안 된다고 중재에 나선 일 때문에 감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인이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사찰을 당한 남경필 의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지금 나온 수첩은) 수첩 1일 거고 ‘수첩 2’, ‘수첩 3’ 등이 얼마나 있을지 짐작하기 어렵고, 보고서도 몇백개인지 몇천개인지 알 수가 없다”며 “재수사를 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경미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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