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앞줄 왼쪽)가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 복지사업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하려고 회의장에 들어서다 먼저 축사를 마치고 나가는 김무성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안상수·김무성, 둘만 듣고 함구
정두언·나경원 등 “개헌 회의적”
정두언·나경원 등 “개헌 회의적”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밤 청와대 부근 안가에서 이뤄진 당청회동에서 당에 개헌 논의를 할 것을 요구하고 당이 이런 사실을 비밀에 부친 사실이 알려지자, 한나라당에서는 ‘당이 청와대의 하청업체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이 대통령의 요구가 안상수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등에게만 전달된 채 최고위원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25일 “안 대표가 당청회동을 보고하는 24일 최고위원회 자리에서도 ‘당청은 한몸으로 화합하자’는 말만 전달했다”며 “어떻게 개헌이라는 국가 중대사를 놓고 당 최고위원들에게 말 한마디 안 할 수 있느냐. 자기네들끼리만 뭘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당청 만찬 뒤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개헌에 대한 내용은 일체 한마디도 전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개헌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개헌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한겨레>와 만나 “개헌은 재적의원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박근혜 전 대표도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대통령이 지시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 문제보다 해결이 10배는 더 어려운 개헌을 어떻게 한다는 말이냐”며 “개헌을 하려면 한나라당이 분당할 각오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이날 <불교방송>라디오에 나와 “우리끼리의 개헌, 권력구조를 위한 개헌은 국민 공감대를 이루기 어렵고 시기적으로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총선을 1년 앞둔 시기에 과연 개헌 논의가 원활하게 될 수 있을지, 대선 후보가 가시화되어 대선 레이스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과연 공정하게 (논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부분에서 지극히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와 청와대 고위인사 등 여권 수뇌부의 잇단 거짓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당청회동이 알려진 뒤 안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개헌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쪽도 개헌 논의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이틀 연속 거짓말을 했다. 23일 저녁 당청회동 사실을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런 일 없다”고 했던 그는 24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회동 사실을 시인하며 “참석자들끼리 말을 않기로 해 약속을 지킨 것인데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게 돼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김 원내대표는 개헌 논의 여부를 묻는 물음엔 “전혀, 절대 없었다. 내 말을 믿으라”고 수차례 말했으나, 25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생각해보니) 그런(개헌) 이야기 한 기억도 난다”며 “이틀 연속 사과를 하려니 죽겠다”고 말했다.
성연철 신승근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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