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9일 오후 이틀째 국회에서 개헌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빈자리가 적지 않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한때 친박-친이 설전…당내 특별기구 결론
친이 일부도 회의적…재보선땐 동력 잃을듯
친이 일부도 회의적…재보선땐 동력 잃을듯
한나라, 이틀만에 폐회
사흘로 잡혔던 한나라당 개헌 의원총회가 이틀 만인 9일 끝났다. 결론은 당내 개헌 관련 특별기구를 꾸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의총에서 제대로 불붙지 않은 개헌 논의가 당내 특위에서 점화할지엔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이날 의총은 전날보다 썰렁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처음 참석자는 70여명에 불과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발언 신청자가 소수에 머물자 “오늘 의총은 1시간을 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친이계 의원들이 의총장에 속속 들어서면서 참석자는 113명을 채웠다.
전날처럼 친이계의 개헌 주장이 이어졌다. 발언대에 선 18명이 대부분 친이계였다. 조해진 의원은 “지금은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윤진식 의원은 “5년 단임제는 레임덕을 초래하므로 4년 중임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전날 토론에 나서지 않았던 친박계에서도 발언자가 나왔다. 이해봉·이경재 의원이 “당이 모처럼 계파갈등을 극복한 상태인데 (개헌으로) 새 갈등을 초래하면 누가 책임질 거냐. 국민적 동의도 없다”고 반대 토론을 했다. 토론 도중 강명순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가) 유신헌법 시절 청와대에서 편히 먹고살았다. 박 전 대표도 의총에 나와 개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발언하자,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이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반박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의총은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개헌 논의를 위한 당내 특별기구 구성을 맡기자”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의총 막바지까지 남은 90명의 의원이 박수로 의결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의총 뒤 “14일 최고위원회에서 특별기구 구성을 논의하겠다. 기구는 정책위 산하에 둘 수도 있고, 격을 높여 최고위 산하에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특별기구를 꾸리기로 함에 따라 일단 개헌 논의의 명맥은 이어가게 됐다. 개헌 전도사를 자임해온 이재오 특임장관은 “개헌에 대한 당론을 잘 모으고 야당과도 협상해 개헌이 되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택기 의원은 “특별기구에서 우선 국민기본권에 관한 논의로 개헌 여론을 확산한 뒤 권력구조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이후 야당도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를 꾸려가겠다”고 말했다. 친이계는 친박계에 맞서기 위한 세 결집을 위해서라도 개헌 논의가 완전히 소멸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의총에서 동력이 확인되지 않은 개헌 논의가 당내 특별기구에서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친이계 일부도 개헌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중립 의원들도 고개를 젓는다. 권영세 의원은 “주류란 분들이 권력집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3년간 권력집중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친박계는 특별기구 참여에도 시큰둥한 분위기다. 특위 자체가 ‘반쪽 기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국민의 관심도 없는 개헌 논의가 특별기구를 꾸린다고 무슨 추동력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성연철 이정애 기자 sych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해적이 금미호 선원 124일만에 석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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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총에서 동력이 확인되지 않은 개헌 논의가 당내 특별기구에서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친이계 일부도 개헌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중립 의원들도 고개를 젓는다. 권영세 의원은 “주류란 분들이 권력집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3년간 권력집중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친박계는 특별기구 참여에도 시큰둥한 분위기다. 특위 자체가 ‘반쪽 기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국민의 관심도 없는 개헌 논의가 특별기구를 꾸린다고 무슨 추동력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성연철 이정애 기자 sych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해적이 금미호 선원 124일만에 석방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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