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청 신설과 중수부 폐지 등 사법개혁안을 두고 한나라당 홍준표(왼쪽), 정두언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각각 상반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법조·비법조 출신따라 의견 갈려
홍준표 “검찰만 수술…예산낭비”
정두언 “엉터리 수사 염치 있나”
홍준표 “검찰만 수술…예산낭비”
정두언 “엉터리 수사 염치 있나”
특별수사청 신설과 대검 중수부 폐지, 대법관 증원 등을 담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법개혁안을 두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법조, 비법조인 출신으로 나뉘어 현격한 인식차를 나타냈다.
검사 출신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16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사개특위 소위에서 발표한 가안을 보니 법원 개혁은 눈에 보이지 않고 검찰 수술에만 집중한 느낌”이라며 “(소위 의원) 몇 사람이 정치회담을 하듯 밀실에서 주고받는 식으로 하는 사법개혁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또는 몇 년에 한두번 있을까 한 사건을 다루기 위해 수천, 수백억의 예산을 들여 판·검사만 수사하는 특별수사청을 운영해야 하는지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전관예우 금지 조항도 4월국회서 변호사법만 개정하면 될 일을 굳이 사개특위서 운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인 황우여 의원은 “대법관을 20명으로 늘리는 것에 의견이 많은데 대법원을 중심으로 개혁을 할 것인지, 하급심을 강화할 것인지 심도 있는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두언 최고위원은 “검찰이 이 정부 들어와서도 얼마나 엉터리 수사가 많았는가. 심지어 전직 대통령까지 자살하는 그런 일까지 벌어졌다”며 “(수사를) 시작할 때는 요란하고 의기양양하게 시작하다가 흐물흐물 끝나버린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모든 국민이 범인이나 배후가 누군지 아는 일을 갖고 검찰만 모르는 우스꽝스런 사건도 한두건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본도 하지 않는 검찰이 반발하고 로비를 할 염치가 있는 건지 정말 묻고 싶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남경필 의원은 “검찰과 법원이 국민의 수호자이기보다는 불편을 주고 공정함을 깨는 기관이 되고 있기 때문에 사법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사개특위 소위의 개혁안 발표 과정은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는 미흡했지만 이젠 내용을 놓고 국민과 국회의 뜻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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