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대결로 사실상 정리된 경기 성남 분당을 4·27 보궐선거 판세가 여러 여론조사에서 어금버금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내부에서도 승패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엇갈린다. 3일 후보자 5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벌인 한나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후보를 최종 확정하는데, 강재섭 전 대표가 유력하다.
강재섭 후보는
전통적 여당 텃밭
조직력도 앞서 공천 잡음 걸림돌
박계동 출마 변수 ■ ‘조직력’이냐 ‘인물’이냐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누가 이길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렵다. 손 대표는 3월 30~31일 실시된 <시사저널-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46%의 지지를 얻어 40.6%를 얻은 강 전 대표를 앞질렀다. 하지만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중앙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은 오차범위 안의 혼전을 펼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파악하기 힘든 부동층 다수가 야권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며 “강 전 대표 쪽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10% 포인트 정도는 깎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대표 쪽은 “적극 투표층에서 손 대표를 크게 앞선다”며 “이 지역 출신 임태희 대통령 실장의 사람들인 시·도 의원들이 강 전 대표를 적극 돕고 있다”고 말한다. 조직세에서 앞선다는 주장이다. 한 한나라당 재선 의원은 “분당을은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어서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에선 조직이 있는 강 전 대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강 전 대표를 도울지는 미지수다. 이재오 특임장관 쪽과 홍준표 최고위원 등 당 한쪽에선 공천 과정에서 강 전 대표가 ‘구태의연한 인물’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여론조사 경선에 불참한 박계동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이어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분당을에서 한나라당보다 조직력이 떨어지는 손 대표 쪽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물선거’로 가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대선주자인 손 대표는 분당을의 중산층이 수용할 수 있는 야당의 인물”이라며 “강재섭 전 대표보다 인물경쟁력이 큰 손 대표 개인의 인물파워로 뚫고 나가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최근의 전세값 폭등과 고물가 등 정책에 대한 ‘반엠비 정서’가 크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는 태세다. 이명박 ‘개인’보다는 이명박 ‘정책’을 집중 문제삼겠다는 것이다.
■ ‘정권심판론’이냐 지역이슈냐 분당을 선거는 이미 지역 선거 차원을 넘어섰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대표를 직접 후보로 차출해 ‘정권심판론’을 이슈로 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의 김현철 부소장은 “분당을은 이제 지역 선거가 아닌 전국 선거가 돼 버렸다.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도 “당 대표가 출마한 민주당이 이 지역에 총력을 집중하면 선거는 현 정권을 심판하는 이른바 ‘혼내주기’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물가, 전세파동 등 전국적 차원의 정책들이 선거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재보선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무덤인 탓에 선거의 판이 커지면 무조건 여당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는
정권심판론 부각
인물경쟁력 승산 서울 출퇴근자 많아
투표율 저조땐 불리 ■ 한나라당 텃밭이냐, 민주당 개척지냐 성남 분당을 지역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임태희 의원이 나서 민주당 후보를 45%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분당구의 지난해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소속 이재명 현 성남시장을 8.6% 포인트밖에 앞서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이기긴 했지만 격차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다.
한나라당 안에선 “그래도 분당”이란 믿음이 강하다. 최근 분당을에 공심위원 자격으로 실사를 다녀온 윤상현 의원은 “분당은 그래도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라며 “앞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 손 대표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탈당한 변절자라는 점을 강조하면 유권자들 사이에서 심판하자는 정서가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지은 기자 sychee@hani.co.kr
전통적 여당 텃밭
조직력도 앞서 공천 잡음 걸림돌
박계동 출마 변수 ■ ‘조직력’이냐 ‘인물’이냐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누가 이길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렵다. 손 대표는 3월 30~31일 실시된 <시사저널-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46%의 지지를 얻어 40.6%를 얻은 강 전 대표를 앞질렀다. 하지만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중앙일보-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은 오차범위 안의 혼전을 펼쳤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여론조사에서 파악하기 힘든 부동층 다수가 야권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며 “강 전 대표 쪽은 여론조사 수치에서 10% 포인트 정도는 깎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대표 쪽은 “적극 투표층에서 손 대표를 크게 앞선다”며 “이 지역 출신 임태희 대통령 실장의 사람들인 시·도 의원들이 강 전 대표를 적극 돕고 있다”고 말한다. 조직세에서 앞선다는 주장이다. 한 한나라당 재선 의원은 “분당을은 서울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이어서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에선 조직이 있는 강 전 대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강 전 대표를 도울지는 미지수다. 이재오 특임장관 쪽과 홍준표 최고위원 등 당 한쪽에선 공천 과정에서 강 전 대표가 ‘구태의연한 인물’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여론조사 경선에 불참한 박계동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검토중이어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분당을에서 한나라당보다 조직력이 떨어지는 손 대표 쪽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인물선거’로 가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대선주자인 손 대표는 분당을의 중산층이 수용할 수 있는 야당의 인물”이라며 “강재섭 전 대표보다 인물경쟁력이 큰 손 대표 개인의 인물파워로 뚫고 나가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최근의 전세값 폭등과 고물가 등 정책에 대한 ‘반엠비 정서’가 크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한다는 태세다. 이명박 ‘개인’보다는 이명박 ‘정책’을 집중 문제삼겠다는 것이다.
■ ‘정권심판론’이냐 지역이슈냐 분당을 선거는 이미 지역 선거 차원을 넘어섰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대표를 직접 후보로 차출해 ‘정권심판론’을 이슈로 띄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 연구소의 김현철 부소장은 “분당을은 이제 지역 선거가 아닌 전국 선거가 돼 버렸다.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도 “당 대표가 출마한 민주당이 이 지역에 총력을 집중하면 선거는 현 정권을 심판하는 이른바 ‘혼내주기’ 분위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물가, 전세파동 등 전국적 차원의 정책들이 선거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재보선은 전통적으로 여당의 무덤인 탓에 선거의 판이 커지면 무조건 여당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손학규 후보는
정권심판론 부각
인물경쟁력 승산 서울 출퇴근자 많아
투표율 저조땐 불리 ■ 한나라당 텃밭이냐, 민주당 개척지냐 성남 분당을 지역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18대 총선 당시 임태희 의원이 나서 민주당 후보를 45%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분당구의 지난해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소속 이재명 현 성남시장을 8.6% 포인트밖에 앞서지 못했다. 한나라당이 이기긴 했지만 격차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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