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긴급현안 질의에 출석해 국무위원석에 홀로 앉아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여야, 대정부질문 회피 비판
“국회 무시하나” “겸손하게 말하라”
“국회 무시하나” “겸손하게 말하라”
국회 ‘나홀로 출석’ 진풍경
‘최중경의, 최중경에 의한, 최중경을 위한.’
12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로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만을 대상으로 한 국회 긴급현안질문이 열렸다. 2시간40분 동안 꼬박 홀로 답변석에 서 있는 최 장관 앞에 ‘벼르고 벼른’ 국회의원 80명이 마주앉았다.
이날 긴급현안질문은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 국제회의에 참석한다며 국회 승인도 받지 않고 대정부질문에 빠진 최 장관의 버릇을 다잡으려 여야가 합의해 따로 마련한 자리였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아침 원내대책회의에서 “최 장관의 부적절한 태도는 여야를 떠나서 국회의 질책을 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최 장관이 단상에 오르자마자 의석에서는 “장관 잘하세요. 장관 때문에 이 많은 사람이 나왔어요”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이번에도 의장이나 여야 원내대표의 승인 없이 대정부질문에 불참했고, 앞서 지난 2월에도 국제회의를 이유로 불참했다”며 그의 상습적인 국회 불출석을 비판했다. 하지만 최 장관은 “2월엔 대통령 특사로 이라크에 가느라 출석하지 못했고, 이번엔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에게 사전에 말했지만 양해를 얻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장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갔지 않아. 2월에 전화도 안 했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최 장관은 어설픈 답변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는 “국회 개회 중에 장관이 국회를 도외시하는 나라는 권위주의적인 나라나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이 안 된 나라”라는 노영민 의원의 말에 “국무위원의 본회의 참석 여부와 민주주의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맞받았다. 또 “중요 국제회의 참석 시는 양해해주는 관행이 있어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장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관! 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그런 말투는) 누구한테 배운 거야?” “겸손하게 하세요. 당신 때문에 지금 질의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결국 최 장관은 “이번 출장 건에 관해 (국회에) 설명이 부족했다. 이런 초유의 일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물러섰다.
‘최틀러’라는 별명이 보여주듯 최 장관은 그간 독선적인 스타일로 여러차례 구설에 올랐다. 최근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제안한 이익공유제를 두고 시장경제와 맞지 않는다며 비판하더니, 정유사들을 상대로는 무작정 기름값을 인하하라고 압박하는 등 잣대가 이중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성연철 류이근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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