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 맞붙어
4·27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후보와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21일 첫 텔레비전 토론을 벌였다. 전·현직 여야 당 대표가 맞붙은 탓인지 토론은 대북 문제와 국책사업 갈등 등 지역구 차원을 넘어선 논박이 펼쳐졌다.
강 후보는 시종 손 후보와 민주당의 대북관에 공세를 취했다. 강 후보는 “천안함 사태는 명백한 북한 소행임에도 민주당 손 후보는 누구의 소행인지 말하지 않고 있다. 명확한 태도가 뭐냐”며 “맹목적인 북한 편들기가 민주당의 현주소”라고 공격했다. 이에 손 후보는 “저는 분명히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는다고 했다”며 “그렇게 편을 갈라 색깔론을 제기하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명확히 생각이 갈렸다. 강 후보는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고 한 반면, 손 후보는 “화해 협력으로 북한의 개방을 이끌려면 식량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동남권 신공항,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4대강 사업 등 최근 격렬한 갈등이 벌어진 국책사업에 대해 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손 후보는 “국책사업을 둘러싼 논쟁은 책임 없는 선거 공약, 신뢰 상실, 현 정부의 토건 위주의 경제정책 기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잘못은 소통이 잘못된 것이지만 국익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4대강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추진하는 건데 민주당은 국익은 고려 않고 무조건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토론 중간중간 날선 ‘잽’을 서로에게 날리기도 했다. 손 후보는 “강 후보의 당 대표 시절 헌신이 이 정부에서 보상받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비꼬았다. 강 후보도 손 후보의 한나라당 전력을 언급하며 “생각들이 한나라당에 있을 때와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로의 장점에 관해 강 후보는 손 후보를 “에너지가 많고 마음씨가 따뜻한 분”이라고 평했고, 손 후보는 강 후보에 대해 “과거 한나라당 대표로서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였다”고 말했다. 성연철 이유주현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