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왼쪽)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담을 마친 뒤 자리를 정리하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친이재오계 “친이-친박 공동역할 맡아야”
민본21 “젊은 층과 소통 원활한 지도부를”
박, 유럽특사 마친 뒤 구체적 내용 밝힐듯
민본21 “젊은 층과 소통 원활한 지도부를”
박, 유럽특사 마친 뒤 구체적 내용 밝힐듯
여 ‘박근혜 역할론’ 막전막후
4·27 재보선 패배로 공포가 엄습한 한나라당 안에서 박근혜 전 대표 역할론이 꿈틀거리고 있다. 하지만 역할론을 얘기하는 배경은 저마다 다르다.
‘박근혜 역할론’의 뿌리는 이대론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원들의 위기감이다. 한나라당에서 ‘천당 아래’라는 분당을의 패배는 ‘공멸’ 공포감을 현실화했다.
박근혜 역할론은 주로 친이명박계에서 나온다. 친이재오계인 안경률 의원은 29일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우리당에서 지금 가장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분이 당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정두언·권영진 의원 등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도 “박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박 전 대표 쪽에서도 당이 지리멸렬하면 대선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만큼 행보를 궁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실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기엔 당내 상황이 복잡하다. 친박 진영은 “당내의 추대가 있어야 나설 가능성이 있다”(한 초선 의원)며 ‘분위기 조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주류 역할론’을 주창하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쪽은 ‘박근혜 독식’엔 동의하기 어렵다는 기류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나와 “추대하는 방식으로 한 사람에게 모든 운명을 거는 것엔 반대한다”며 “어차피 새로운 당의 동력을 만들려면 잠재적 대선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 지독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핵심 측근은 “어떻게 혼자 당을 좌지우지하라고 다 맡길 수 있느냐”며 “친이계와 친박계가 당을 공동으로 끌고 가거나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를 맡고 이재오, 정몽준 의원 등이 최고위원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이재오 공동 역할론’이다.
당내 초선 모임인 ‘민본 21’도 박근혜 역할론에 매달리지 않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에게 어떤 직을 맡기는 것보다 젊은 층하고 소통이 원활한 지도부를 뽑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나선다고 해도 어떤 역할을 맡을지 모호하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임시직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스스로 ‘당정분리’를 내세운 박 전 대표가 대표 시절 확정한 ‘대선 출마자는 선거 1년6개월 전 선출직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당규까지 바꾸며 당 대표에 나올 가능성도 희박하다. 내년 총선 선거대책위원장 자리는 올 연말께 선대위가 꾸려져야 맡을 수 있다.
박근혜 역할론은 다음달 5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와 박 전 대표가 유럽특사 방문을 마치고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이후에 실현 여부가 가려질 것 같다. 홍사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직을 맡느냐보다 친이 쪽에서 포지셔닝(태도)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박근혜 역할론은 다음달 5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와 박 전 대표가 유럽특사 방문을 마치고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이후에 실현 여부가 가려질 것 같다. 홍사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어떤 직을 맡느냐보다 친이 쪽에서 포지셔닝(태도)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결국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