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전대 앞두고 서로 “우리쪽 후보군”
상향공천 주도 개혁적 이미지 얻어
상향공천 주도 개혁적 이미지 얻어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날 서게 대립하고 있는 신주류 소장파와 구주류 친이계 양쪽에서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기이한 상황에 놓였다. 계파색이 엷어서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지향점이나 색깔이 모호해 양쪽 모두 내편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소장파 중심 신주류 모임인 ‘새로운 한나라’의 한 의원은 19일 “나 의원 정도라면 당의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이 모임 소속 44명 가운데 한명이다. 친이계 구주류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한 의원도 “김무성, 원희룡 의원 등과 함께 나 의원도 (우리 쪽)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 의원이 양쪽에서 대표 후보로 언급되는 것은 보수적 색깔을 띠면서도 최근 상향식 공천을 주도하며 일정 부분 개혁적 이미지를 확보한 때문으로 보인다. 나 의원은 언론관련법 개정, 세종시법 수정안에 찬성하며 친이주류와 보조를 같이했다. 그러나 최근 당 공천개혁특위위원장을 맡아 상향식 공천에 관한 당내 공감을 끌어내면서 나름의 개혁적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도 받고 있다. “다음 총선 지원 유세에서 도움 되는 사람은 박근혜 전 대표와 나 의원 정도”(한 대구지역 중진의원)라고 할 만큼 높은 대중성도 강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정치력을 미심쩍어하는 시선이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책임이 당시 최고위원이던 나 의원에겐 없느냐”며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나 의원이 대표가 되면 과연 대통령을 만나 결기 있게 당의 뜻을 전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신주류, 구주류 양쪽에서 모두 대표로 언급된다는 것 자체가 색깔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란 말도 나온다.
나 의원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개혁을 하려 한 점을 평가하는 것 같다. 전대 출마는 좀더 상황을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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