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오세훈 지지율 정체
민심 못읽는 행보 때문인듯
민심 못읽는 행보 때문인듯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뒤, 당내 친이계 의원들은 저 멀리 경기도청에 눈길을 던졌다. 친이계 대선후보로 김문수 경기지사를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렸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낙선의 벼랑 끝에서 겨우 살아왔기에 좀 더 시간이 필요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여권 안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맞설 다른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김 지사와 오 시장은 지지율이 5%대에서 꿈쩍하지 않고 있으며, 정몽준 전 대표는 2~3%대에 고정돼 있다. 친이직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 특임장관은 1%를 넘지 않는 수준이다. 여론조사만으로 보면, 35~40%대인 박 전 대표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때 새로운 대항마로 거론되던 김태호 의원(전 경남지사)과 정운찬 전 총리는 일찌감치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했다.
김 지사와 오 시장의 지지율 부진과 관련해, ‘전략적 실수’를 지적하는 분석이 많다. 김 지사는 지난해 8월 “광화문에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자”고 하는 등 보수 색채를 강조하는 행보를 해왔다. 14일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추진중이다. 민심을 잡으려면 중도로 가도 모자랄 판인데, 계속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여당이 나서 반값 등록금을 얘기하는 마당에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걸 보면 민심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지사 쪽은 지금 당장 대선 행보에 뛰어들기보다 내년 총선 이후의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오 시장(50)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김 지사(60)로선 이번 대선이 거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내년 총선에 경기지사 보궐선거가 함께 이뤄지면 야당에 지사직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총선 뒤 큰 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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