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둘로 가르는 무상급식 찬반투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낮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헌정상 수상식에 나란히 참석해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두 사람은 이후 전화 접촉을 통해 한국방송 수신료 인상안 상임위 처리에 합의했다. 탁기형 선임기자 [e-mail]

중진들, 오세훈 지원 촉구 “복지 포퓰리즘 막아야”
홍사덕 “아이들 밥먹이자는데…보수가치 혼동”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를 놓고 한나라당에서도 대립 전선이 생겨나고 있다. 7·4 전당대회 출마자 다수가 무상급식에 찬성하고 있지만, 중진의원들은 당이 나서 무상급식 반대 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 시장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 차원의 무상급식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22일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김무성 의원은 “국가의 운명을 가를 반포퓰리즘의 낙동강 전선이 8월 말로 예정된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인데 당의 태도가 모호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무상복지 포퓰리즘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보수우파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간판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4대강 사업 탓에 결식아동 예산이 없다고 말하는 전대 후보들이 있는데 이런 말은 우리당을 지지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혼란에 빠뜨린다”고 말했다. 이경재 의원도 “수도권이 무너지면 한나라당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는데 서울시장 혼자 하라고 내버려두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보수성향 중진들의 이런 반응은 남경필 의원이 무상급식 투표 철회를 주장하고 나서고 권영세, 나경원, 원희룡, 유승민 의원(이상 가나다순) 등 전당대회에 나선 7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이 무상급식에 사실상 찬성한 데 대한 반발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진들의 요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이날 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 문제는 주민투표인 만큼 취지에 맞게 중앙당이 아닌 서울시당 차원에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사덕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이들 밥 먹이자는 취지에 반대하는 것은 정말 보수의 가치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경기도청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주민투표는 헌법이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것인데 무상급식 건이 이 정도까지 해야 할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서울시 의회 안에서 싸워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수원/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