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참패에 속으론 당혹
이명박 대통령은 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한나라당 새 지도부 선출 결과를 전해듣고 “홍준표 대표는 경륜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서 당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선출된 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나라당이 책임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찌감치 ‘홍준표 대표’를 예상해 왔지만, ‘원희룡 4위’와 ‘유승민 2위’라는 결과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그동안 당의 쇄신효과와 내년 총선 공천에서의 세대교체 등을 위해 40대이면서도 당·청 관계에 협조적인 원희룡 의원의 선전을 내심 기대해 왔다. 원 의원을 지지한 친이계의 기류와 궤를 같이한다.
그만큼 청와대는 이날 결과에 내심 당혹스러워하는 기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이미 전당대회 구도에 청와대가 손을 써볼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홍준표 신임 대표의 스타일상 안정적 당·청 관계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홍 대표와 청와대 모두 내년 4월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 공동 운명체인 만큼 홍 대표가 독단적으로 하진 않을 것”이라고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더반/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