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나눔과 봉사의 주인공 포상 행사’에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훈장과 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무대로 걸어가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국민 정서와 반대 ‘MB인사 4년’
권재진 후보 청문회 통과땐 장관 30%가 수석 출신
임기말 레임덕 염두 ‘TK·고대’ 보위인사 경향 보여
여 “앞으로 더할것”…청 관계자“초반부터 꼬였다”
권재진 후보 청문회 통과땐 장관 30%가 수석 출신
임기말 레임덕 염두 ‘TK·고대’ 보위인사 경향 보여
여 “앞으로 더할것”…청 관계자“초반부터 꼬였다”
“앞으로는 더할 텐데…”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권의 반대에도 ‘권재진 법무장관, 한상대 검찰총장’ 카드를 강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이런 얘기들이 나왔다. 임기 1년7개월을 남겨둔 이 대통령이 갈수록 요직 인사에서 국민 정서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는 사람’, ‘써본 사람’, ‘믿을 사람’에 더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때부터 ‘고소영(고대·소망교회·영남), 강부자(강남 땅부자)’ 인사로 시작해, 측근·돌려막기, 부실 검증 논란 등을 되풀이했고, 최근 들어서는 집권 말기를 염두에 둔 ‘보위 인사’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측근·보위 인사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사정라인의 핵심 축인 법무장관·검찰총장 후보자에 대구 출신의 측근(권재진)과 고대 후배(한상대)를 지명한 것은 임기 말 측근·보위 인사의 결정판이었다. 이번 인사로 검찰총장과 함께 국정원장(원세훈, 경북 영주), 국세청장(이현동, 경북 청도), 경찰청장(조현오, 고대) 등 4대 권력기관장이 티케이(TK·대구경북)나 고대로 채워졌다. 이들 사정 및 권력기관장 자리는 임기 말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은 공직 기강 해이와 여야 정치인 및 대통령 측근·친인척의 비리를 담당하는 곳이다. 역대 대통령처럼 이 대통령도 국민 여론이나 정치권의 반발을 무릅쓰고라도 ‘믿을 사람’에게 맡기고 싶은 자리인 셈이다.
이번 인사로 청와대 수석과 국무위원(행정부처 장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특징도 뚜렷해졌다. 권 수석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면, 국무위원 17명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김성환 외교통상부, 맹형규 행정안전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포함해 3분의 1인 6명이 청와대 수석 출신으로 채워진다. ‘수석 내각’은, 청와대에서 써본 측근을 부처 수장으로 보내는 게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좋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청와대 수석과 장관이 모두 대통령의 세크러테리(비서)라는 청와대의 주장은,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의 권한이 월등히 강한 미국에서나 통하는 얘기”라며 “그런 식이면 대통령의 수석비서관을 청와대와 행정부에 두 명 두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 ‘일만 잘하면 됐지’ 이명박 정부에서 인사 파동과 낙마 사태가 끊이지 않은 것은, ‘도덕성보다 효율성이 우선’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일 중심’을 내걸며 내놓은 조각 인사(2008년 2월)는 무려 3명의 후보자가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물러나는 참사를 불렀다. 청와대는 그 뒤 내부 검증절차에서 도덕성 기준을 강화했지만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논란과 청문회에서의 거짓말로 자진사퇴하고, 김태호 총리,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경부 장관 후보도 부동산 투기 의혹과 거짓 해명 등으로 물러나는 참사가 잇따랐다. 지난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도 업무 편의만 중시해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을 간과한 탓이다. 저축은행 사태로 검찰에 불려간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경우처럼, 부적격자의 ‘보은 인사’가 뒤탈을 낳기도 했다. ■ 회전문 인사의 악순환 이런 ‘인사 트라우마’ 탓인지, 이 대통령은 써본 사람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쓰는 ‘회전문 인사’를 반복했다. 인사청문회를 넘을 수 있는 ‘안전한 인사’에 의존하는 심리도 반영됐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이명박 정부에서 3~4개의 청와대·정부 요직에 연거푸 기용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과 장관급 이상의 자리를 2개 이상 맡고 있는 인물이 20명에 이른다. 역대 정권의 속성상, 이런 돌려막기 인사는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기 초반에 반대세력까지 포용하며 인재풀을 확 넓히고 후반기에 측근들을 불러들였어야 하는데, 초기부터 아는 사람들 중심으로 인재풀을 좁히고 시작해 놓고 나니 인사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이번 인사로 청와대 수석과 국무위원(행정부처 장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특징도 뚜렷해졌다. 권 수석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취임하면, 국무위원 17명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김성환 외교통상부, 맹형규 행정안전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포함해 3분의 1인 6명이 청와대 수석 출신으로 채워진다. ‘수석 내각’은, 청와대에서 써본 측근을 부처 수장으로 보내는 게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좋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철학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청와대 수석과 장관이 모두 대통령의 세크러테리(비서)라는 청와대의 주장은, 행정부에 비해 입법부의 권한이 월등히 강한 미국에서나 통하는 얘기”라며 “그런 식이면 대통령의 수석비서관을 청와대와 행정부에 두 명 두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 ‘일만 잘하면 됐지’ 이명박 정부에서 인사 파동과 낙마 사태가 끊이지 않은 것은, ‘도덕성보다 효율성이 우선’이라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일 중심’을 내걸며 내놓은 조각 인사(2008년 2월)는 무려 3명의 후보자가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물러나는 참사를 불렀다. 청와대는 그 뒤 내부 검증절차에서 도덕성 기준을 강화했지만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논란과 청문회에서의 거짓말로 자진사퇴하고, 김태호 총리,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이재훈 지경부 장관 후보도 부동산 투기 의혹과 거짓 해명 등으로 물러나는 참사가 잇따랐다. 지난 1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도 업무 편의만 중시해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을 간과한 탓이다. 저축은행 사태로 검찰에 불려간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경우처럼, 부적격자의 ‘보은 인사’가 뒤탈을 낳기도 했다. ■ 회전문 인사의 악순환 이런 ‘인사 트라우마’ 탓인지, 이 대통령은 써본 사람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쓰는 ‘회전문 인사’를 반복했다. 인사청문회를 넘을 수 있는 ‘안전한 인사’에 의존하는 심리도 반영됐다.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이명박 정부에서 3~4개의 청와대·정부 요직에 연거푸 기용됐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과 장관급 이상의 자리를 2개 이상 맡고 있는 인물이 20명에 이른다. 역대 정권의 속성상, 이런 돌려막기 인사는 임기 후반기로 갈수록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기 초반에 반대세력까지 포용하며 인재풀을 확 넓히고 후반기에 측근들을 불러들였어야 하는데, 초기부터 아는 사람들 중심으로 인재풀을 좁히고 시작해 놓고 나니 인사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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