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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주민투표 무산될 위기감에…오세훈 ‘관심끌기’ 승부수

등록 2011-08-12 20:11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시장은 이 자리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1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시장은 이 자리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선 불출마” 선언 왜
야당공격 반박하고 친박지원 노린 의도
여 “총력전 펼 것”…33.3% 확보는 ‘글쎄’
“투표일 임박해 ‘시장사퇴’ 카드” 관측도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오세훈 서울시장은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내부로부터 ‘중간에 시장직을 버리고 2012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닌지 분명히 하라’는 추궁을 당했다. 그때마다 오 시장은 “분명히 4년 임기를 꽉 채우는 최초의 재선 시장이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 시장에게 차기 대선 불출마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오 시장이 12일 별도 기자회견까지 열어 ‘2012년 대선 불출마’를 거듭 밝힌 것은, 최근 수해와 글로벌 경제위기까지 겹쳐 더욱 시들해진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오 시장 쪽은 “주민투표에 대한 오 시장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오 시장의 측근인 서장은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야당은 이번 주민투표를 두고 ‘오세훈의 대선놀음’이라고 규정하고 공격해왔다”며 “그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쪽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통해 주민투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고 보수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 시장이 내년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로 급부상할 것을 염려해 주민투표 참여를 머뭇거려온 친박 성향의 한나라당 당원과 시민들을 움직이게 하는 데 효과가 있으리라는 게 오 시장 쪽과 한나라당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을 전환점 삼아 당원협의회별로 교육을 강화하는 등 투표 지원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그럼에도 주민투표가 성립할 최소 투표율인 33.3% 이상을 확보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서울의 한 의원은 “오 시장을 돕긴 하겠지만 지난해 지방선거 때 오 시장을 찍은 사람들 전체가 투표한다 해도 33.3%는 못 채운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208만여표를 얻었는데, 이번 주민투표에서는 278만명 이상이 투표해야 투표함을 열 수 있다. 더구나 투표일인 8월24일은 하한기 평일이다.

서울의 다른 의원은 “지역구 주민들끼리 ‘주민투표 안 하면 확실히 (오세훈 안이) 부결되는 거지?’라고 수군대고 있더라”며 “내 선거 치르듯 뛰어도 투표율 33.3%를 넘기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지역구가 서울도 아닌데다 당직도 맡고 있지 않아, 오 시장 지원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불출마 선언이 일반 유권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어차피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유력한 상황인데, 오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오 시장이 16대 의원 시절 2004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2년 만에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번 선언의 ‘충격파’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투표일에 임박해 ‘패배시 서울시장 사퇴’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시차를 두고 시장직까지 걸어서 당을 협박하려는 수순 아니냐”고 말했다. 오 시장도 이날 회견에서 “투표 전까지 여론을 살피고 당과 긴밀히 협의해 결심이 서면 다시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데에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오 시장이 사퇴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되면 야권이 서울시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표는 오 시장에게 “물러나선 안 된다. 시장직을 걸지 마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의 한 측근은 “시장직 사퇴는 대선 불출마와는 달리 혼자서 결정할 일이 아니어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시장직 사퇴를 마지막 카드로 남겨두고 있다는 얘기다.

황준범 권혁철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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