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여야 원내대표 절충안’ 거부
여야는 3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를 두고 막판 절충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저녁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를 논의하려 했으나 야당의 저지로 회의를 열지 못하는 등 여야가 하루 종일 진통을 겪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국회 외통위 위원장, 노영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4인 회동’을 하고 전날 잠정 합의한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문제 처리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30일 밤 회동에서, 투자자-국가 소송제도에 대해서는 미국과 당장 재재협상을 하지 않는 대신 협정 발효 후 3개월 안에 이 제도 유지 여부에 관해 양국 협의를 시작해 1년 안에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절충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미 통상장관은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투자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정부가 31일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조항을 에프티에이 비준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아, 전날 밤 여야 원내지도부의 잠정 합의안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3일 프랑스 주요 20개국(G20) 회의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투자자-국가 소송제도에 대한 재논의 약속을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여야 ‘4인 회동’은 결렬됐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투자자-국가 소송제도 폐지에 초점을 맞춘 논의는 상당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날 저녁 에프티에이 비준안을 논의하기 위해 질서유지권까지 발동하며 외통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외통위원 15명과 야당 의원 30여명이 위원장실에서 논란을 벌이는 가운데 야당 의원들과 국회 경위들이 한때 몸싸움을 벌이는 등 2시간 남짓 대치하면서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이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의 기습 처리 가능성에 대비해 위원장실 점거에 들어갔다. 황준범 이태희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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