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삶 위한 정책에 집중”
대선길 ‘득보다 실’ 판단
‘친이계 신당’ 견제 분석도
대선길 ‘득보다 실’ 판단
‘친이계 신당’ 견제 분석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이른바 ‘박근혜 신당론’을 일축했다. 당사자의 단호한 부정에 친박근혜계 일부에서 나돌던 신당설은 급속히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제94회 탄신제’에 참석해 “(박근혜 신당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간단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 창당을 검토한 적도 없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친박근혜계 일부에서 나온 신당 창당설을 단호하게 부인한 것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선 “그 신당 얘기도 보도에서 봤는데 제가 언급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신을 겨냥한 김문수 경기지사의 최근 발언에 대한 질문엔 “그것도 별로 할 얘기가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안철수 신당설’에 대해서도 “다른 분들이 신당을 만든다, 어떻게 한다, 보도가 나오는데 그거는 제가 언급할 일도 아니고 관여할 일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정계개편보다는 정책에 치중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그는 “모든 사달이 난 것은 국민이 너무 힘들고 삶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삶의 문제에 모든 집중을 해야 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 인사말에서도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는 공리공론보다는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나아지게 하고 하루하루 겪는 고통을 나아지게 하는 것을 모든 것에 우선하셨다”며 ‘신당 창당설’을 ‘공리공론’에 견줬다.
박 전 대표는 애초 신당론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있어 신당 창당이나 공천 물갈이 같은 처방은 전혀 번지수를 잘못 짚은 진단으로 생각한다”며 “신당 창당은 애초 0.1%의 가능성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참모는 “신당 이야기는 한마디로 뜬금없는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박근혜 신당설’이 정치권 주변에서 계속 나도는 게 본인의 대선 가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란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은 “박근혜 신당이라는 것은 결국 보수를 다시 갈라치기 하는 것인데 이는 결코 대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이 “우리 당은 최근에 선거를 치르면서 친이, 친박 없이 하나가 되어 선거를 치렀고 앞으로도 더 단합해 나갈 것”이라며 “당 안에서 그런 식(친박 신당설)으로 분열을 초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한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 신당설’ 자체가 친이명박계의 신당 창당 움직임 등에 견제구를 던지는 것이라는 평이 있다. 한 영남 초선의원은 “일부 친이명박계 쪽의 박세일 신당 등 움직임에 ‘우리도 신당 창당 등 대응 카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당과 청와대 양쪽에 정치공학적인 움직임 대신 박 전 대표가 강조하는 쇄신요구에 부응하라는 메시지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신당설’이 나온 것 자체가 친박계 내부의 답답함을 보여준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한 친박 재선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뒤 당 쇄신은 지지부진하고 정국은 꼬여가는데 내년 총선을 앞둔 친박계 의원인들 왜 걱정이 안 되겠느냐”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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