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오후 국회 본관 접견실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오른쪽 둘째)와 악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박희태 국회의장(왼쪽)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오른쪽 끝), 여야 원내대표 등을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원만한 처리를 부탁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민주 “미국이 거부하면 무산되는 것 아니냐”
부정적 분위기속 오늘 의총 열어 당론 결정
한나라 ‘대통령의 약속’ 부각…결단 압박
야 거부땐 24일 본회의 목표 단독처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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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통령의 약속’ 부각…결단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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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최대 쟁점인 투자자-국가 소송제(ISD)와 관련해 미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에프티에이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가 새 국면에 들어섰다. 민주당 등 야당이 이를 최종적으로 수용하면 비준동의안은 여야 ‘합의 처리’ 수순에 들어가고, 거부하면 한나라당은 ‘대화 종료’로 받아들이고 ‘단독 처리’ 실행에 나서게 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16일 민주당 의원총회 결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이날 오후 4시20분 이 대통령과의 만남이 끝난 뒤 현장에 함께 있었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이용섭 대변인 등 3자는 당 차원의 견해를 정하기 위한 논의를 계속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 뒤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투자자-국가 소송제 재협의를 논의하겠다는 수준에서는 비준안 통과에 협조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노영민 원내 수석부대표는 “받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쪽의 가시적인 약속이 없는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 대통령이 한 말은 지난번 민주당이 거부해 무산된 양당 원내대표 합의사항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 대통령이 약속을 한다고 해도 비준안이 통과된 이후 ‘미국이 재협상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면 결국 무산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이 대통령이 그간 여러 차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신뢰하기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약속으로 민주당이 애초 요구해 온 조건이 충족된 것 아니냐며 협정 비준안 처리를 강행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약속’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양당 원내대표 합의사항과 내용은 같지만, 일국의 정상이 개런티(보장)해준 것”이라며 “나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기대보다 더 나아간 거다. 대통령이 확신을 심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티에이 비준동의안 처리를 두고 한나라당 안에 양존했던 대화론자와 강행처리론자 모두 야당의 수용 여부와 관계없이 “결단할 때가 왔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당내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 뜻을 확인했다. 친이명박계 모임인 ‘민생토론방’은 이날 회동을 하고 “이번주 안에 결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모임의 조해진 의원은 “합의가 안 되는 상황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은 시간만 놓치고 야당의 저지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며 “원내지도부는 시한을 정해놓고 빨리 해결하고, 처리할 자신이 없으면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화론을 펴온 쇄신파의 한 의원도 이날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뒤 “야당이 이번에도 거부한다면 여당 내 대화론자들도 더는 협상을 주장하기 어렵다”며 “야당이 수용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처리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를 1차 목표로 삼아, 그 전에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처리 시도에 나설 방침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민주당에 ‘최종 결정’을 위한 며칠간의 시한을 제시한 뒤,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남 위원장이 그동안 꾹 참고 대화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야가 서로 여론전을 펼치는 가운데 대치와 충돌이 반복될 경우 본회의 처리가 다음달 초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기국회 폐회 때까지 남은 본회의는 오는 24일과 12월 2, 8, 9일이다.
황준범 이태희 기자 jaybee@hani.co.kr
황준범 이태희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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