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민 최고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미FTA 의총 한번도 안나와”
29일 쇄신연찬회도 불참 예정
“우린 아랫것들인가” 불만 커져
29일 쇄신연찬회도 불참 예정
“우린 아랫것들인가” 불만 커져
“이번 쇄신 연찬회엔 좀 나와서 의원들의 생각을 듣고 자신의 생각도 이야기를 해야 한다.”(한 한나라당 영남지역 초선 의원)
29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쇄신 연찬회를 앞두고 의원총회 등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거듭된 당내 토론 불참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려고 당 지도부가 소집한 수차례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에게 의총에 출석해달라는 뜻을 전달했으나 그는 일정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전 대표만 의총에 출석하면 다 나오는 셈”이란 말이 나오는 등 박 전 대표의 의총 불참 문제가 거론됐다고 한다.
정몽준 전 대표는 최근 의총 출석 부진을 질타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 “지금껏 한번도 나오지 않은 사람도 있다”며 박 전 대표를 에둘러 겨냥하기도 했다. 특히 한-미 에프티에이 비준안을 강행처리한 22일 의총이 끝난 오후 3시께 시간을 맞춘 듯 본회의장에 나타나 표결한 박 전 대표의 태도는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한 서울 지역 의원은 “당내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는 토의 과정엔 참여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표결만 참여했다”며 “박 전 대표가 권위의식이나 특권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영남 초선 의원은 “역시 박 전 대표와 비교하면 ‘우리 일반 의원들은 아랫것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친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의총에 계속 불참한 것에 관해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의총 불참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황우여 원내대표 취임 이후 소집된 47차례의 의총에 단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 격인 이학재 의원은 24일 “29일 연찬회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하지 않는다. 통상적으로 박 전 대표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새삼스럽게 박 전 대표의 의총 불참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은 누적된 소통 부재와 대세론 약화 탓으로 보인다. 한 의원은 “최근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당과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겹친 의원들이 쌓인 불만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박근혜 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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