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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버티기…‘홍준표 교체론’ 잠재워

등록 2011-11-29 21:26수정 2011-11-30 09:44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운데)가 29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당 쇄신을 위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왼쪽), 유승민 최고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운데)가 29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당 쇄신을 위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황우여 원내대표(왼쪽), 유승민 최고위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나라 ‘연석회의’ 열리던 날
홍준표 “대다수 결정땐 대표 사퇴” 선공
정두언 등 “지도부 사퇴” “재창당” 요구
친박 “총선까지 현체제” 교체론 맥빠져
한나라당이 29일 연 쇄신 연석회의에서 ‘홍준표 대표 교체 및 박근혜 전 대표 등판론’이 제기됐으나, 이런 주장은 상대적으로 소수에 머물러 ‘현 체제 유지’로 결론났다. 하지만 이날 지도부 교체론과 재창당론 등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면적 쇄신과 홍 대표의 공천권 약화, 박 전 대표의 적극적 역할 등을 요구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고자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는 의원 156명, 원외 61명 등 모두 217명이 참석했다. 오후 2시10분부터 밤 11시40분까지 9시간30분 동안 53명의 참석자들이 발언자로 나섰다. 각종 의원총회나 연찬회에 불참해온 박 전 대표는 이날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 홍준표 교체론은 소수 연석회의의 최고 화두는 당 안팎의 예상대로 홍 대표 교체 및 박 전 대표 조기등판론이었다. 홍 대표는 이를 의식해 ‘선제공격’을 날렸다. 홍 대표는 인사말에서 “여러분 대다수의 뜻이 ‘박근혜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해 쇄신과 총선을 지휘해야 한다’고 모아지고 결정된다면 저는 당권·대권 분리를 규정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뒤 회의장을 떠났다. 회의에서 제기될 ‘홍준표 교체론’에 재신임을 묻는 선수를 친 것이다.

이어진 회의에서 정두언 의원은 “현 지도부가 그대로 있는 한 쇄신도 어렵고 국민도 쇄신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지도부 사퇴론을 폈다. 정 의원은 “신진 인사 영입, 물갈이 등을 위해서도 지도부 사퇴가 우선이며, 대안이 없다는 것도 한가한 얘기”라며 “박근혜 전 대표가 실질적인 역할을 맡아 대선 이전에 총선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근혜계와 홍 대표 측근 등 다수 참석자는 반격했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안철수 교수가 정치판에서 아웃복싱을 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조기 등판해 인파이팅하는 것은 시기적, 내용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박 전 대표는 총선 때도 홍준표 체제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쇄신파 김성식 의원도 기자들에게 현 지도부 유지를 전제로 “(홍준표 대표가) 쇄신을 잘하면 계속하는 것이고, 못하면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이종혁 의원 등은 현 지도부를 유지하면서 쇄신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연석회의를 마무리하며 황우여 원내대표는 “홍준표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가 쇄신과 변화를 전면적으로 해야 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홍준표 대표를 재신임하고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연석회의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런 결론은 공천 및 총선 결과에 대한 위험부담은 지지 않으면서 홍 대표를 방패 삼으려는 박 전 대표와, 이를 활용해 대표직을 유지하며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홍 대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박 전 대표는 ‘아직은 나설 때가 아니다’라며 홍준표 체제 유지를 선호하고 있고, 친박계와 당권파, 쇄신파 대부분이 여기에 코드를 맞추고 있다. 정두언 의원은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가 안 움직이면 아무것도 못 하는 당”이라고 말했다. 한 친박 의원은 “홍 대표가 박 전 대표가 안 나설 것을 확인하고 회의 시작 때 자신의 결단으로 포장했다”며 “불가능한 조건을 단 꼼수”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당분간 지도부 교체론 및 박근혜 조기등판론은 힘을 받기 어려울 듯하다. 홍 대표는 이날 결과를 자신에 대한 재신임으로 활용하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MB 손때 안 탄 사람들로 물갈이해야” 지도부를 해체하고 재창당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측근인 차명진 의원은 “홍 대표가 물러나고 박 전 대표와 애국 우파 세력으로 재창당하자”고 말했다. 차 의원은 또 “한나라당 당선 가능성이 높은 영남과 서울 강남에서 50% 공천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손때를 탄 사람들은 국민이 믿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의 성골, 진골, 6두품까지는 공천을 주지 말자”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나도 (이 대통령의) 손때가 묻었다”며 “내 지역구에 되는 사람이 나오면 공천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도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이라는 메신저 자체에 대해 엄청난 불신이 있다”며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재창당하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야권은 통합하고 새 그림을 그리는데 한나라당은 왜 꼴보수의 틀을 부여잡고 있느냐. 낡은 보수의 틀로 가면 백전백패”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상향식 공천, 2040세대 대책, 부자 증세 검토 등의 주장도 나왔다. 홍준표 대표는 회의 내용을 수렴해 쇄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청와대, 정부와 협의회를 열어 내년도 민생예산 확보와 증세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준범 임인택 송채경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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