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운데)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나라당 의원총회 격론
비대위 ‘권한’ 진통…쇄신파, 13일 의총서 표결 제안
3선이상 중진 간담회선 “박근혜 전대표에 전권 주자”
비대위 ‘권한’ 진통…쇄신파, 13일 의총서 표결 제안
3선이상 중진 간담회선 “박근혜 전대표에 전권 주자”
한나라당이 12일 박근혜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에 당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부여하기로 하고, 오는 19일께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를 의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 전 재창당을 하자’는 쇄신파 등의 주장과 ‘비대위로 총선까지 치르자’는 친박근혜계 등의 의견이 맞서, 13일 다시 열릴 의원총회(의총)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일단 12일 의총에서는 재창당론이 다수였다.
3선 이상 당 중진 의원들은 이날 오전 황우여 대표권한대행이 주재한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가 전권을 쥐는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황영철 원내대변인은 “지금의 비상상황에서는 박 전 대표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비대위가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위임받도록 당헌·당규를 고치자는 데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는 정몽준 전 대표나 이재오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선 ‘박 전 대표 비대위 체제에 재창당 여부 등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과 ‘비대위가 재창당을 하도록 못박아야 한다’는 쇄신파가 격한 논쟁을 벌였다. 의총 발언자 33명 가운데 다수인 21명이 재창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친박 진영과 일부 중진들은 박 전 대표가 제대로 당을 쇄신하려면 4월 총선 공천까지 전당대회 없이 ‘박근혜식 쇄신’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의원은 “비대위 활동 시기나 권한을 한정하자는 등의 조건을 붙이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박 전 대표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한다면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는 게 순리”라고 말했다. 안상수 전 대표 등 일부 중진 의원들도 “다시 전당대회를 하면 분당 수준의 분열에 이를 수 있다”며 내년 4월 총선 뒤 전대를 주장했다. 하지만 정두언·김성식·권영진 의원 등 수도권 중심의 재창당 쇄신파는 성명까지 내가며 ‘4월 총선 전 재창당’을 강하게 요구했다. 정태근 의원은 의총에서 “박 전 대표가 비대위를 맡은 뒤 당을 해산하고 재창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대위를 총선까지 끌고 가자는 말이 (친박에서) 나오는 것 같은데 이건 충신이 아니라 간신이 하는 짓”이라며 “당권을 장악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바로 박근혜식 쇄신의 1차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친박계를 비판했다. 정두언 의원 등 쇄신파는 이날 저녁 따로 만나, 비대위에서 재창당을 할지 여부를 13일 의원총회에서 표결로 정할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
쇄신파들과는 결이 다르지만 당권 도전 의사가 있는 정몽준 전 대표는 “비대위는 정상적인 지도부가 탄생하게 도와주는 구실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 안에서도 “전대를 여는 게 잡음 없이 전권을 얻는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은 아니지만 재창당 수준으로 당이 변해야 한다”고 밝혀 재창당엔 부정적이다. 다만, 친박 내부에선 박 전 대표가 일단 비대위를 맡은 뒤 내년 1월께 전대를 여는 절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성연철 송채경화 기자 sychee@hani.co.kr
쇄신파들과는 결이 다르지만 당권 도전 의사가 있는 정몽준 전 대표는 “비대위는 정상적인 지도부가 탄생하게 도와주는 구실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 안에서도 “전대를 여는 게 잡음 없이 전권을 얻는 방법”이라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당은 아니지만 재창당 수준으로 당이 변해야 한다”고 밝혀 재창당엔 부정적이다. 다만, 친박 내부에선 박 전 대표가 일단 비대위를 맡은 뒤 내년 1월께 전대를 여는 절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성연철 송채경화 기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