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선언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다 울먹이며 안경을 벗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둘다 부산 출신 초선…“영남권 중진에 압박될 것”
부산 출신 초선 의원인 현기환(52·부산 사하구갑), 장제원(44·부산 사상구)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상한 각오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제가 먼저 기득권을 버려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불출마 이유를 밝혔다. 허태열 의원은 “어제만 해도 함께 부산행 비행기를 타며 총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정말 뜻밖”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인 현 의원은 지난해 예산안 폭력 날치기 뒤 같은 당 의원 21명과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에 참여해 물리력을 동원한 의결에 참여하면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지난 16일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산악회 간부들에게 현금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선관위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장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돈을 줬다는 혐의는) 전혀 사실무근으로 억울하고 가슴 아프다”며 “그러나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에게 실망을 드린 점을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 안에선 부산 지역 초선 의원 2명의 사퇴가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결단을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부산 의원은 “초선들의 불출마 선언으로 중진들이 많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진영 안에선 영남 중진들이 ‘적당한 때’에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비서가 연루된 최구식 의원의 거취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한 영남 의원은 “당의 명예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는 점에서 최 의원 역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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