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소속 의원들의 잇따른 탈당으로 뒤숭숭하다.
대전 대덕 출신 김창수 의원은 지난 31일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대통합과 한반도 평화세력의 대동단결을 위해 정치적인 고향인 민주통합당에 복귀하겠다”며 자유선진당 탈당을 선언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김 의원은 “당이 김정일 사망 국면에서 수구보수적인 대북정책으로 일관하는 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문정림 선진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회 재입성을 위해, 하루아침에 소신과 명분을 달리 표현하는 양면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29일엔 대전 유성출신으로 17대 땐 열린우리당 소속이던 이상민 의원이 민주통합당 입당을 선언하며 탈당했고, 지난달 1일엔 충북 보은·옥천·영동 출신인 이용희 의원이 탈당해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18석을 얻으며 그해 8월 창조한국당과 교섭단체까지 꾸리기도 했던 선진당은 의석이 15석으로 줄면서 창당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선진당은 이용희 의원의 탈당으로 충북엔 의석이 없어지면서 ‘충청권 맹주’라는 말도 무색하게 됐다.
선진당의 위기는 예견된 것이란 평이 많다. 선진당은 전국 정당화를 내걸었지만 지역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심대평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비밀회동 사실이 알려지며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에 치명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해 26~27일 실시한 <한겨레>-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여론조사에서 선진당은 대전·충청 지역에서 4.2%의 지지를 얻어 민주통합당(31.0%)과 한나라당(26.0%)에 크게 못미쳤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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