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원희룡 “돈·조직 선거” 주장하자
“뭐 눈에는 뭐만”…김종인도 “경솔한 발언”
일각선 “당 이제는 끝났다” 자조 소리도
“뭐 눈에는 뭐만”…김종인도 “경솔한 발언”
일각선 “당 이제는 끝났다” 자조 소리도
한나라당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 의원이 “2007년 당내 대선 경선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조직 선거였다”고 주장한 것을 두고 친박근혜계는 발언의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11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뚜렷한 확증도 없이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경솔한 발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 서울 재선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흠집내려는 의도가 가득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친박계는 홍준표·원희룡 의원의 주장이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박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보고 있다. 또다른 서울 의원은 “정말 뭐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딱 그 모양”이라며 “한 사람은 박 위원장에게 오해를 품은 것 같고, 또 한 사람은 당이 깨지기만 바라는 것 같은데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근혜 캠프 조직총괄본부장을 했던 김무성 의원은 “당시 박근혜 후보가 단돈 1원도 안 내놨다. 최소한의 경비는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하자 ‘돈 쓰지 마세요’라고 외려 면박을 줬다”고 말했다. 한 영남 재선 의원은 “경선 막판엔 알림 문자 메시지도 넣을 돈이 없어 캠프 의원들이 갹출할 정도였다. 먹고 죽을 돈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박계 안에서도 당시 경선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개연성이 제기됐다. 이경재 의원은 <에스비에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준표·원희룡 의원의 주장에 대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런 얘기도 들었다. 특히 소외지역에 있는 원외위원장들에게 얼마씩 돌렸다는 이야기도 충분히 많이 들었는데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영남 친박 의원도 “당시는 그렇게 하는 것이 관행이고 문화였다”며 “다 하지 않았나? 다만 죄의식이 없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친박계 안에선 홍 전 대표와 원 의원의 발언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금권선거 논란이 5년 전 대선 경선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최대 피해자는 박근혜 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중진의원은 “일부 (비대위원들이 공천과 관련해) 세련되지 않은 말로 자극을 한 면이 있다. 반성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부산지역 의원은 “좋게 해석하면 나쁜 관행을 없애자는 경고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위원장이 당사자가 되는 2007년 대선 경선에 대해서까지 내부에서 금품선거 의혹이 제기되자 “당이 이제는 끝났다”는 자조도 터져나왔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한나라당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으로 가고 있네요. 수명을 다한 증거들이죠”라고 썼다. 한 영남 재선 의원은 “총을 아군을 향해서만 쏘고 있다”며 “과연 총선을 석달 앞둔 정당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지역구 유권자들이 ‘참 한나라당 가지가지하고 있다. 돌아다녀 봐야 뭐하겠느냐’고 한다.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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