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선자금 어땠기에
이명박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은 23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파이시티 대표 ㅇ씨로부터 돈을 받아 2007년 대선 과정에 일부 썼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 “최 전 위원장 말이 사실인지도 모르겠고, 사실이더라도 그 돈이 캠프의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복수의 이명박 캠프 관계자들은 “대선 과정의 돈 문제는 극소수 ‘높으신 분들’만 아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전 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이 사재 출연 등의 방식으로 캠프의 자금줄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대선 후보 경선 및 본선 때 캠프의 공식적인 회계 담당자로서 돈 관리를 했다. 캠프 출신 한 인사는 “캠프의 원로 인사들이 여기저기서 자금을 조달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시중 전 위원장이 2008년 가을께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 최소 3명에게 수천만원씩 건넸다가 거절당한 일을 두고도, “최 전 위원장이 대선 때도 외부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상대 동기인 천신일 회장은 대선 직전인 2007년 11월8일 보유하고 있던 세중나모 여행사 주식을 ‘시간외 매매’ 형식으로 처분해 171억4500만원을 하룻밤에 현금화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선관위에 경선 선거비용으로 21억1000만원, 대선 본선 선거비용으로 327억4900만원을 신고했다. 실제로 들어간 돈은 이보다 훨씬 많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캠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본선보다 오히려 경선 과정에서 돈이 더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한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은 ‘경선이 곧 본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가 사생결단의 대결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각종 조직 관리와 여론조사, 홍보 등에 돈이 꽤 들어갔다는 것이다. 최 전 위원장도 <와이티엔>(YTN) 기자에게 “내가 2006년부터 여러가지 일을 많이 했잖아”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경선 1년여 전부터 최 전 위원장이 여론조사 등에 돈을 들이고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캠프 출신의 인사들은 최 전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엇갈리는 해석과 주장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20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경선이었기에 여론조사를 지속적으로 하느라 꽤 많은 돈이 들어갔다”고 말한 반면, 다른 인사는 “자체적으로 조사하더라도 자동응답방식의 조사였고, 줄 대려는 여론조사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조사를 진행해 가져왔기 때문에 경선 때까지는 여론조사에 아무리 많아야 2억원도 안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및 본선에서 이명박 후보 쪽은 주로 최 전 위원장이 회장으로 있던 한국갤럽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최 전 위원장의 대선 자금 언급을 두고 “밖에서 얻은 돈을 캠프에 얼마나 가져왔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캠프 출신의 한 의원은 “캠프에 돈이 풍족하지 않아서 분야별로 자비를 털거나 친구 등의 도움을 얻어 운영했다”며 “나도 내 돈을 썼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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