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과거사 사과 잊었나”
새누리당이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거부하기로 했다.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후보의 최근 과거사 사과 발언을 거론하며 증인 채택을 압박했다.
국회 행안위 새누리당 간사인 고희선 의원은 “국정감사 기간에 행정자치부 등 살펴봐야 할 곳이 너무 많아 바쁘다”며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관련한 증인을 채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국감에서 증인을 몇명 불러 물어본다고 의혹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며 “이번에 증인을 채택하지 않는다고 의혹을 해소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좀더 큰 틀에서 의혹을 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안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장 선생 의문사 진상 규명과 관련한 증인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 쪽은 장 선생의 아들 장호권씨와 2003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고상만 전 조사관,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김용환씨를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새누리당은 국감의 취지가 왜곡된다며 반대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24일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과 가족에게 사과하고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이후 장준하 선생 사건 재조사가 사과의 진정성을 입증할 척도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논평을 내어 “새누리당이 장 선생 타살 의혹과 관련한 증인 채택을 거부해 그의 죽음을 미완의 과제로 남겨두는 것은 과거사 정리를 위해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며 “국민들은 일주일 전 박근혜 후보의 사과를 아직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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