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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DJ 길인가 이회창의 길인가 기로에…”

등록 2012-10-03 20:08수정 2012-10-04 16:28

새누리당 “추석민심 싸늘”…친박 핵심 2선 후퇴론 분출
남경필, 연일 최경환 등 공격
“박근혜 주변 진공상태 만들어야”
당 내부 “결단이나 처방 필요”
친박은 “근거도 없이…” 불쾌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3일 새누리당 안에서 ‘친박 핵심 2선 후퇴론’이 표출됐다. 4일 열리는 경제민주화 관련 의원총회 역시 인적 쇄신과 대선 정국 전반에 관한 논쟁으로 주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3일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과거 디제이(김대중 전 대통령)가 동교동계를 몽땅 2선 후퇴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전면배치했다”며 “지금 (친박 측근들이) 자리를 꽉 차지하고서는, 새로운 사람이 오거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 후보 주변에) 진공상태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남 의원은 “2002년 이회창 후보는 처음처럼 (측근들을 끝까지) 지키다가 졌다”며 “박 후보는 디제이의 길로 갈 것인지, 이회창의 길로 갈 것인지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남 의원의 이날 발언은 사실상 박 후보 주변의 핵심인 최경환 비서실장, 서병수 사무총장, 유정복 직능본부장 등 친박핵심 그룹의 후퇴를 주장한 것이다. 남 의원은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도 “후보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에선 최근 현영희 의원의 공천 금품 제공 의혹 사건에 이어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의 금품 수수 및 요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고, 박 후보의 지지율도 정체·후퇴 현상을 빚으면서 인적 쇄신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선대위 인사는 “추석 민심을 들어보니 사람들이 친박에 대해 아주 부패하고, 다 된 줄 착각하는 집단으로 생각하고 있더라”며 “이젠 박 후보가 주변들은 다 물리고 새롭게 ‘도전자’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진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의원도 “현재 심각한 상황이다. 핵심 측근이 결단을 내리든, 박 후보가 직접 결단을 내리든 ‘친박 핵심 2선 후퇴’ 처방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영남 재선 의원은 “당 지도부나 원내 지도부는 실무지원을 하는 선으로 물러나고 남경필·유승민·원희룡 등 새누리당 차세대 주자군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친박 핵심 2선 후퇴론’에 대해 친박 핵심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 친박 핵심 선대위 간부는 “지금 박 후보 주변에 ‘친박’이 실제로 얼마나 있느냐. 그나마 있는 이들도 권세를 부리길 했나, 박 후보에게 접근하는 걸 막은 적이 있느냐”며 “아무 근거도 없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물러나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친박 핵심 의원도 “일이 잘 된다면 2선 아니라 3선으로도 후퇴할 수 있다”며 “내부가 화학적으로 결합해야지, 갈등이 이는 식으로 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자꾸 부정적으로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가는 것은 오히려 선거를 망치는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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