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야합’, 선진-새누리 합당은 ‘좋은 일’
지구를 한바퀴 돈 머나먼 여정이 끝나는 수구초심인가, 변신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나가는 불사조(피닉스)의 정치인가?
25일 새누리당과 합당을 선언한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가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야합’이라고 비판하며 선진통일당과 새누리당과의 합당은 ‘자연스럽고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피닉제’라는) 아주 과분한 별명을 붙여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26일 YTN라디오 김갑수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26일 그의 숱한 당적 변경을 지칭하는 ‘피닉제(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대범하게 응수했다.
이인제 대표는 26일 오전 KBS, YTN, 평화방송(PBS) 라디오의 아침시사프로그램 인터뷰에 잇따라 출연해, 자신의 새로운 선택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이 대표는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한 것을 적극 옹호하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은 큰 틀에서 가치와 노선을 공유하는 두 정당이 손잡는 것이어서 자연스럽고 좋은 일”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안 후보의 지지자들은 낡은 정치를 배격하고 혁명적으로 정치를 바꿔보자는 것인데 안 후보가 민주당의 낡은 틀과 단일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두 쪽은) 뭐 정권을 교체하자는 것 이외에 다른 무슨 목적이 있겠냐”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의 두 달전 태도에서 크게 달라진 태도다. 이 대표는 지난 8월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안철수 원장에게 국민의 기대가 크게 모여 있다는 것은 큰 혁명적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정치에 대한 갈등이 폭발 직전이라는 점들을 꿰뚫어보는 세력이 제3세력으로 잘 결집되고, 국민 열망을 받들 수 있는 제3의 후보가 나타나서 힘만 모을 수 있다면 이번에는 정치의 명예혁명도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26일 인터뷰에서 새누리당과의 합당에 대해 "정치를 처음 시작한 어머니의 당으로 합류되어 기쁘다" 며 "공자가 모국을 떠나서 열 몇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14년 만에 돌아오셨다는데 제가 15년 만에 돌아와서 헌신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우파정당,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세 군데를 다 섭렵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치적인 큰 이상을 추구하기 위해서 도전하다보니까 그런 (여러 정당을 거치는) 역정을 거치게 된 만큼 어떤 비판이나 비난도 받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한국 정치의 후진적인 것을 헤쳐 나가다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13대 총선(1988년)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아 경기 안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990년 3당 합당한 민주자유당에 합류해 김영삼 정부의 첫 노동부 장관(1993년, 최연소), 민선 1기 경기도지사(1995년)를 지냈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패한 뒤 탈당해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다. 이듬해인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로 옮겨 말을 갈아탔다. 새천년민주당에서 2002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노무현 후보에게 패하자 다시 탈당했다. 충청 지역기반의 자유민주연합과 국민중심당을 거친 뒤, 2007년 대선에서 새천년민주당으로 돌아와 경선에 출마해 3번째 대선 도전에 나섰다. 그는 2008년 민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합당한 통합민주당에 합류하나 공천에서 탈락하자 다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했다. 지난해 자유선진당에 입당했고, 올초 자유선진당은 선진통일당으로 개명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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