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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몽골 대통령, 김일성대학서 “폭정은 영원할 수 없다”

등록 2013-11-15 15:41

엘벡도르지 지난달 북한 방문 때 연설…청중들 기립 박수
몽골 대통령실 누리집에 공개 “연설 주제 북한이 제안”
통일부 “북한 방문 외국 정상 연설로는 굉장히 이례적”
지난달 말 몽골 대통령이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폭정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연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간주될 수 있는 내용을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이어서, 그 배경을 놓고 궁금증을 낳고 있다.

15일 몽골 대통령실 누리집이 지난달 말 공개한 엘벡도르지 대통령의 북한 평양 김일성종합대학 연설 전문을 보면,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은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고 법치주의를 지지하며 개방정책을 추구한다. 자유는 모든 개인이 자신의 발전 기회를 발견하고 실현하게 하며 이는 인간사회를 진보와 번영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몽골 대통령은 또 “인민은 자유로운 삶을 열망하며 이는 영원한 힘이다. 어떤 폭정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몽골 대통령실은 이번 연설과 관련해 “연설의 주제는 북한의 제안에 의한 것이었으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단어만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연설 직후 질문한 사람은 없었지만 그가 연설장을 떠날 때 청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랫동안 박수를 쳤다고 밝혔다.

연설에는 사형제와 부패 등을 반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몽골은 2009년 6월 사형제도를 철폐했으며 사형제도의 완전한 폐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몽골은 21년 전 스스로 비핵지대임을 선포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은 몽골의 이같은 지위를 문서로 확정했다. 몽골은 안보를 (핵무기가 아닌)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수단으로 보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엘벡도르지 대통령은 또 “몽골은 창문을 닫지 않아 실수와 교훈들이 다 외부에 공개된다. 자유롭고 열린 사회로 가는 노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배우는 과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몽골의 사법 개혁 노력을 소개하고 “부패는 국가 발전에 치명적인 적이다. 몽골은 부패에 대한 불관용 정책을 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엘벡도르지 대통령이 방북 일정 마지막 날에 김일성종합대를 방문해 연설했다고 보도했지만, 몽골의 정치·경제·역사·문화 등에 대해 언급했다고 소개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을 방문한 외국 정상의 연설로는 내용이 굉장히 이례적이다. 양국이 서로 연설 내용을 조율하는 관행 등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북한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전 김정일 체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연설 내용이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은 독재국가가 아니며 자유와 인권이 보장된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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