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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여, ‘기초공천 폐지 공약’ 파기 초점 흐리기

등록 2014-01-14 20:48수정 2014-01-15 08:43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새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새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새해회견

밀실공천 없애자면서
개방형 예비경선 입법화 꺼내
민주 “전형적인 물타기” 비판

지자체들, 지방정부파산제 반발
“정부 복지시책 떠넘기더니
대책이란 게 고작 재정 옥죄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6·4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예비경선)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을 제안하고 나섰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중인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에 반대한다는 뜻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그 대신 기존 공천 제도의 폐해를 해소할 방안을 여야가 함께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는 ‘공천 폐지 대 공천 유지’라는 기존 프레임을 “구태 공천 대 개혁 공천”이라는 새 프레임으로 바꿔, 기초선거 공천 폐지 반대에 따른 “대선공약 폐기” 논란을 피해가겠다는 시도로 읽힌다.

황 대표는 새해 기자회견에서 “제도적인 일률적 무공천이 헌법에 위반된다 하여 입법으로 채택되지 않더라도 새누리당은 철저한 상향식 공천을 통해 공천의 폐해를 말끔히 제거하겠다”며 오픈 프라이머리를 여야가 함께 입법화하자고 제안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당원이 아니더라도 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면 누구나 정당 경선에 참여해 후보를 선출하는 제도다. 따라서 기초선거 공천제의 폐해로 지적돼 온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밀실·줄세우기 공천 논란을 불식할 대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권은 기초선거 공천제의 폐해를 뿌리뽑는 대안으로 공천제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황 대표의 제안이 여야 협상 테이블에 올려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곧바로 “기초공천제 폐지 대선 공약을 뒤집기 위한 전형적 물타기”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 당만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면 상대 당 지지자들이 경선에 참여해 경쟁력 없는 후보를 뽑는 ‘역선택’ 등의 부작용이 있다. 여야가 함께하지 않으면 현실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방선거 제도와 관련해 △특별·광역시 기초의회 폐지 △교육감선거 임명제 △지방선거 소선거구제 등 당 당헌·당규개정특위가 마련한 방안도 거듭 야당에 제안했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선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정치자금법을 회피하는 일이 없도록 정비하고 의원들의 외국 출장에 대한 윤리성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방선거를 겨냥해 ‘지방혁신론’도 전면에 내세웠다. 지방자치단체 재정 문제 등에 대한 이슈화를 통해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 중간평가’가 아니라 ‘지자체 중간평가’라는 점을 부각함으로써 선거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특히 황 대표는 “100조원이 넘는 지방정부 부채와 72조원이 넘는 지방공기업 부채도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정부 파산제 검토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오히려 세수 감소가 극심한 만큼 파산제 도입에 앞서 지방재정 확충안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민곤 광주광역시 안전행정국장은 “현재 세입구조로 보면 지방재정은 ‘2할 자치’에 불과하다. 지방재정의 구조적 확충 방안을 보장하지 않은 채 진행하는 파산제 논의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홍환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연구위원(행정학)은 “돈을 잘못 써서 파산하면 책임이 있지만,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데도 파산하면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파산제의 기본 전제는 지자체의 자율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 관계자도 “안 그래도 지자체에 각종 복지시책을 떠넘기면서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오히려 재정을 옥죄는 방향이라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경석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책임성 강화 방안으로 파산제를 내부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김수헌 박기용 송채경화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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