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자신이 처음 주재하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야, 5월 비상국회 등 적극 요구
여, 협상 응하지만 신중한 자세
‘세월호 국회’ 싸고 격돌 불가피
여, 협상 응하지만 신중한 자세
‘세월호 국회’ 싸고 격돌 불가피
새 원내지도부가 출범한 첫날부터 ‘세월호 국회’를 둘러싼 탐색전이 시작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올여름을 ‘휴가 없는 국회’로 규정하고 5월 국회 소집 등을 거듭 제안하며 공세의 끈을 죄었다. 새누리당은 국회 차원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자는 새정치연합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구체적 시기와 방법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만만찮은 기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회의에서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월 비상국회를 여는 것은 국민의 요구”라며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오늘 당장이라도 만나 5월 국회 개최를 논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수석부대표에 김영록 의원(해남·완도·진도), 원내대변인에 박범계(대전 서구을)·유은혜(고양 일산동구) 의원을 임명해 진용을 갖췄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안산 공식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뒤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어제 박영선 원내대표가 취임 뒤 5월 국회, 국정조사, 국정감사, 청문회, 특검 등 5가지 사안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모든 것을 우리가 선제적으로 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응할 뜻을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10일 비공개로 만나 5월 임시국회 소집과 19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 문제 및 세월호 국정조사·국정감사·청문회·특검 실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하지만 여야는 5월 국회 소집 등 ‘총론’에만 공감하고 있을 뿐 ‘각론’에선 이견이 크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브리핑에서 “진상 조사와 원인 규명, 책임자 처벌, 향후 제도 개선에 도움이 되는 어떤 조처라도 수용하고 야당과 협의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세월호 국회와 관련된) 모든 것이 수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특히 김 수석부대표는 세월호 국회의 핵심 쟁점이 될 국정조사와 국정감사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조건을 달면서도 야당의 요구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여권에 비판적으로 돌아선 국민 여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야당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적극적인 협상의 자세를 취하되, 여권에 부담이 되는 국정조사나 특검 등의 시행 시점은 실종자 수색, 인양 등 참사 수습 이후로 최대한 미루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이에 대해 김영록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에서 말하는 수습이 실종자 수색을 포함한 인양을 감안한 것이라면 사실상 6개월 뒤에나 가능한 일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즉시 5월 국회를 해야 한다고 여당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하어영 김수헌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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