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오른쪽)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자방(4대강, 자원개발, 방위산업) 국정조사 촉구 및 예산국회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초·중·고 무상급식 모두 없애도
어린이집 보육료조차 충당 못해
전문가 “야당도 증세방안 밝혀야”
어린이집 보육료조차 충당 못해
전문가 “야당도 증세방안 밝혀야”
무상보육·무상급식·기초연금 등 복지정책에 대한 재원 문제를 놓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문제를 제대로 풀기 위해선 여야 정치권이 복지모델과 재원 마련에 대한 책임있는 대안을 내놓고 이를 바탕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과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가 구조적인 한계에 부닥쳤음을 인정하고 자신들의 복지공약에 걸맞은 재원 마련 방안을 다시 내놓아야 하고, 보편복지를 주장하고 있는 야당은 ‘부자감세 철회’라는 구호성 주장을 넘어 구체적인 증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연이어 터지고 있는 복지재원을 둘러싼 갈등의 근본원인은 복지가 확대되는 속도를 세금 수입이 확대되는 속도가 따라잡지 못하는 데 있다. 9일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교육부의 자료를 보면, 65살 이상 노인들에게 최대 월 20만원씩 주는 기초연금은 2012년 3조9725억원(국비+지방비)에서 내년에 10조1522억원으로 갑절 이상 치솟는다. 누리과정(만 3~5살 보육료 지원)도 2012년 1조5051억원에서 내년에는 3조928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이에 반해 정부의 주 수입인 세금과 기금수입 등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기재부가 잡아놓은 정부의 총수입(예상치)을 보면 2012년 341조8000억, 2013년 351조9000억, 올해 369조3000억, 내년에는 382조7000억원이다. 이마저도 경제가 부진하면서 지난해 8조5000억원에 이어 올해 10조원 안팎이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세수가 예상보다 줄어들면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의 재정 어려움도 같이 커진다.
여당과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여당이 주장하듯, 무상급식을 일부 축소한다고 해서 현재의 재정 부족 상황이 해결되긴 어렵다. 올해 전국 초·중·고 무상급식 예산은 2조6239억원이고 이 중 시·도교육청은 1조5666억원(59.7%)을 부담하고 있다. 누리과정 중 시·도교육감들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는 어린이집 보육료는 내년에만 2조1419억원이다. 무상급식을 모두 없애도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조차 충당할 수 없다.
더구나 정부는 ‘박근혜표 맞춤형 복지’라고 불리는 ‘제1차 사회보장 기본계획’(2014~2018년)에서 누리과정 단가를 올해 22만원에서 2016년 3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양육수당 인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당과 정부가 증세를 하지 않으면 ‘사회보장 기본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장기적으로는 대통령 공약인 기초연금이나 무상보육을 대폭 줄여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지금 재정 상황을 볼 때 ‘증세 없는 복지’는 한계가 명확하다. 여당은 ‘무상급식 대신 무상보육을 해라’ 같은 협소한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어떤 복지정책이 필요한지,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시급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도 자신들이 주장하는 보편복지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인 증세 방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이 몇년째 ‘부자감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세금을, 얼마만큼 올릴지에 대한 방안은 불분명한 상태다. 정부와 여당 쪽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이 고소득층과 대기업뿐 아니라 중산층과 저소득층,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이루어졌다는 점, 이명박 정부 말기부터 부분적으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가 이루어졌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야당이 6년 전 의제인 ‘부자감세 철회’ 주장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말해야 한다”며 “법인세를 어떤 기준으로, 어떤 기업을 대상으로 몇 퍼센트 올릴지, 소득세는 안 올릴 것인지, 증세를 목적세로 할 것인지, 일반 직접세로 할 것인지 등 종합적인 세제 개편안을 내놓아야 여당과 제대로 된 논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박수지 기자 dandy@hani.co.kr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9일 오후 인천 남동구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분향한 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대책위원회’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인천/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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