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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태근 “여당 먼저 지역패권·소선거구제 내놔야”

등록 2014-11-11 16:28

정태근 전 의원
정태근 전 의원
선거제도 혁신 방안으로 ‘독일식 비례대표제’ 제안
“한국 정당과 국회의원 최대의 기득권은 지역패권과 소선거구제를 바탕으로 정치시장을 독점하는 것, 그것도 지역을 분할해 독점하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진정 보수 혁신의 의지가 있다면 스스로의 가장 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진정한 혁신의 자세로 당내 영남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넘어서 선진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정태근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의원이 11일 국회의원 선거에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복지 재원을 위한 증세를 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청와대와 새누리당 기류에 배치되는 주장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가디자인연구소(이사장 허성우)가 주최한 ‘보수대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서, “경제 위기와 사회공동체 균열 등 ‘총체적 위기’ 상황에는 ‘총체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보수는 가치의 혁신을 바탕으로 리더십, 인사, 정치, 정책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정치 혁신과 관련해 “가장 바람직한 선거제도 혁신 방안은 ‘독일식 비례대표제’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표의 등가성, 지역주의 특수성을 고려해 ‘비례대표 권역’을 한국적 특수성에 맞게 설정하고, 지도부의 당 장악력 강화와 중진 물갈이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투명한 공천제도를 마련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식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로 국회의원 총 의석수와 정당별 의석수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양당제를 완화하고 다당제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0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연 토론회에서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과)가 공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2012년 총선 결과를 독일식 비례대표제에 대입해보면 새누리당은 지역구 의석은 지금보다 24석 줄고, 비례대표는 7석이 늘어 전체 의석 수는 17석 줄어든다. 민주통합당도 전체 17석 줄어든다. 반면, 통합진보당은 지금보다 19석, 자유선진당은 1석 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소선거구제(한 지역구에서 의원 1인 선출)와 비례대표제를 혼합한 현행 선거구제를 개편하는 데 부정적이다.

정 전 의원은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바로 실시하는 것이 부담이라면 과도기적으로 도시지역은 중대선거구(선거구를 넓혀 2명 이상의 의원 선출), 농촌지역은 소선거구를 유지하는 도농복합선거구제를 시행하는 방안이 있다”며 “그래도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려 한다면, 대의대표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결선투표제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전 의원은 또 “국회의원 정원 축소는 국민의 바람과는 달리 정치 혁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국회의원을 200명(현재 300명)으로 줄여 절감되는 2000억~4000억원의 예산을 청년실업, 국회의원 정책개발비로 쓰자는 제안을 했는데, 이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청와대와 국회의 힘의 불균형인 만큼, 의원 수를 늘려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도록 하면서 특권 폐지, 세비 삭감, 보좌진의 지역구 파견 금지를 통한 보좌직원 수 축소 등을 하는 것이 정치 혁신에 부합하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정책 혁신과 관련해 정 전 의원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연설처럼 고부담 고복지, 중부담 중복지, 저부담 저복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며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꼼수 증세’를 할 것이 아니라 증세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전반적인 세제 개편 작업을 중장기적 전망에 기초해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담뱃세 인상은 증세가 아니다”라며 담배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한편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주장에는 손사레를 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10.29 국회 시정연설에는 (보수의) ‘가치’에 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거나, “국무회의, 수석비서관회의, (당) 최고위원회의는 결정된 것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고, 토론하여 결정하는 자리”라며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발제자로 나섰으며, 김무성 대표는 축사로 거들었다.

정 전 의원은 이명박 정권 탄생의 공신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비판세력으로 돌아서 한나라당 내 쇄신파의 핵심으로 활동했으며, 당의 전면 쇄신을 요구하다 2011년 말 탈당했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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