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두언(사진) 새누리당 의원이 21일 파기환송심에서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받고 정치적 재기의 활로를 찾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황병하 부장판사)는 이날 “정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인정할 객관적인 물증이 없고 혐의를 뒷받침할 유일한 증거인 금품 공여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2년 9월 기소된 뒤 2년여의 재판과 10개월간의 수감생활을 겪은 정 의원은 이날 판결로 정치적 복권과 함께 조금씩 자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부인과 두 자녀, 지지자 등 4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정에 출석한 정 의원은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내 “저는 법으로는 무죄이지만 인생살이에서는 무죄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며 “앞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반드시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겠다. 하지만 경멸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으로 힘들고, 어렵고, 약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쇄신파 의원들 사이에는, 정 의원이 이른 시일 안에 박근혜 정부와 당 지도부를 견제하는 구심점이 되길 원하는 의견도 있지만, 정 의원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며 “좀더 성찰과 호흡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공신이었다가 강력한 비판자로 돌아선 바 있는 정 의원은 최근 ‘이명박 정부는 왜 실패했는가’라는 주제로 권력 사유화 논쟁과 자원외교 등에 대한 비사를 담은 회고록 초안을 완성했으나, 이 역시 정치적 민감성을 고려해 공개 시기를 내년 상반기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앞서 정 의원은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1억4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는 등의 혐의로 2012년 9월 기소됐으나, 대법원은 지난 6월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보고 사건을 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황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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